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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주택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1
유은실 지음 / 비룡소 / 2021년 3월
평점 :
오랜만에 너무나 가슴 따뜻해지는 책을 만나게 된 것 같아요.
햇살 좋은 날 이 책을 읽고 있던 아이는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코끝이 찡해진다고 말해주네요.
<순례 주택>
임대료도 싸고, 입주자는 와이파이, 옥탑방, 옥상 정원을 공유할 수 있는
"순례 주택"
다들 순례 주택에 입주하고 싶어 하지만
기존 세입자들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입주 대기자까지 있을 정도죠.
순례 주택의 주인은 75세의 김순례 씨!
35살에 이혼을 하게 된 순례 씨에게는 수림이 외할아버지의
여자친구이고, 수림이에게는 엄마 대신 자신을 키워준 엄마보다 더 엄마 같은 사람이죠.
하지만 갑작스러운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둘의 사이는 말 그대로 남이 되어야 하지만
순례 씨도 수림이도 서로에 대해 애틋합니다.
서로의 호칭은 "최측근"이라 부르는 두 사람.
수림이에게는 가족이 있죠.
누군가에게 얹혀사는 데 일가견이 있는 대학 시간 강사인 아빠,
말할 때마다 '솔직히 말해서' 라는 말을 두 번씩 남발하지만
사실상 솔직하지 않는 엄마,
막 드라이클리닝 한 옷 냄새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는 전교 우등생인 얄미운 언니.
수림이는 이들을 1군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자신을 1군들 사이에 어색하게 낀 2군 후보 선수쯤으로 생각하죠.
수림이가 태어나고 연년생인 언니와 수림이를 돌보기 힘들었던 엄마는
언니는 친할머니 댁에 보내고, 수림이는 외할아버지 댁에 보내게 되죠.
하지만 성격이 별란 언니는 다시 엄마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순둥이 수림이는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여친인 순례 씨의 보살핌을
받으며 몇 년을 보냈기 때문에 생물학적 식구들과는 어색한 벽이 생기게 됩니다.
1군들이 사는 아파트는 사실 수림이의 외할아버지가 살던 집이었어요.
아빠의 벌이가 안 좋아 할아버지 집에 얹혀살았는데 결국 딸 부부가 불편한 할아버지는
본인의 집에서 나와 살게 되고
딸부부는 얹혀살던 아파트가 재건축이 되자 터를 잡고 쭉~ 살았던 거예요.
문제는 갑작스러운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에 발생합니다.
할아버지의 집에서 할아버지가 벌어준 돈으로 생활하는 엄마 아빠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사기를 당해 빚이 생기는 바람에
그 아파트에서도 쫓겨나고 당장의 생활비도 없는 상황이 되었죠.
당장 길가에 나앉게 돼버린 수림이네 가족!
이 가족은 염치도 없이 이번엔 순례 씨의 주택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외할아버지와 순례 씨가 사귀고 있을 때도 절대 두 사람 결혼은 안된다며 반대를 했고,
수림이를 순례 씨가 키워준 걸 알지만 단 한 번도 그 대가를 치르거나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 했던 엄마였는데
그런 엄마를 순례 씨는 다 받아 주는 거죠.
아파트에 살면서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았던 엄마, 아빠, 언니!
이 세 사람의 순례 주택 적응기!
자신보다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무시하며 살던 1군들이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살면서 그 생활에 잘 적응해 갈 수 있을까요?
순례 주택에 살고 있는 입주자들과 수림이 엄마의 앙숙 같은 인연!
그들 간의 소심한 복수가 시작되는데
이 부분에서는 책을 읽는 아이의 마음도 조마조마했다고 합니다.
관광객이 아닌 자기 인생의 순례자가 되고 싶은 주인공들이
누가누가 더 어린가 내기하는 세상을 행해 던지는
유쾌하면서도 달콤 쌉싸름한 이야기
이 이야기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감동적인 이야기가 되어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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