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피림존 3 - 인간을 사랑한 천사들의 이야기
류금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진작에 리뷰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참 늦어졌네요. 3권이나 되어서야 제대로 쓰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전작인 떠돌이 용병 아레스도 은근히 알려져 있긴 하지만, 처음부터 큰 출판사에서 제대로 지원받아 나온 건 아니었고 홍보부족 및 수난이 많았기 때문에 류금철 작가를 처음 접하시는 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물이나 스토리의 전반적인 소개는 그냥 직접 보시거나 다른 분들의 리뷰에 맡기고(....)
저는 전부터 작가의 팬이었던 입장에서 비교해가며 써보려고 해요. 그래서 좀 마니악할 수도 있는 내용이 되겠습니다^^;
 

여전히 이번 작품에서도 현대와 판타지의 퓨전이 엿보이는데 이건 전작부터 작가 고유의 스타일이었죠.
퓨전이라고 해도 마냥 복잡하게만 그리는 식의 디자인을 썼느니 하는 차원이 아니고, 일상용품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현대의 제품을 쓰거나 중세의 캐릭터들이 현대풍 캐주얼복을 전혀 위화감없이 입고 있다거나 하는 소박한 의미의 퓨전에 가깝습니다.
특히 전작보다 훨씬 이쁜 히로인 이사벨이 그런 면에서 제일 돋보입니다. 청바지를 입고 등산가방을 메고 활동해도 참 잘 어울리더라구요.

 

또 제가 느낀 이 작가 나름의 특징이라면 역시, 단순히 전쟁을 배경소재로 쓰고 있다는 것 이상으로 각종 설정에서 나타나는 군대스러움(?!) 혹은 남초현상일까요.

예를 들면 이 작품에서 천사란 종족은.. 전부 남자입니다. -_-;;

 

세계관의 핵심을 이루는 가장 큰 문제의 원인이 복잡한 정치세력충돌 같은 것이 아니라, 단순히 '천사가 전부 남자였기 때문에' 그들이 지상으로 내려와서 처음 접하는 XX염색체(...)에 동요되어 발생한다는 걸 생각하면 꽤 중요한 설정인데요.

언뜻 생각하면 '그런 설정이 뭐가 중요하냐' 싶을지 몰라도 이미 스토리메이킹에까지 영향을 주고 말이죠..;
이런 남초현상이 전작부터 은근히 작가의 주요 스타일 중 하나로 자리잡은 것 같다는 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전작은 한 권을 두세달 주기로 한꺼번에 그려내거나 작품 후반에는 주간연재를 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월간잡지에 연재하다 보니 달라진 점도 많군요. 월간은 시간대비 분량을 정하고 연재해서인지 일단 원고에 들이는 정성이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게다가 월간 하면 약간 느린 페이스라는 인상을 주는데, 작가분이 워낙 수퍼챔프에서 가장 많은 양을 부지런히 연재하기 때문에 속도면에서 작품이 늦게 나온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게 됐구요.



전투씬에선, 그냥 개인적인 의견인데 좀더 전략적인 흐름의 전투를 보고싶다는 희망이 있네요.
전작에선 판타지가 없는 대신 인물의 계책이라든가 풀고 당기는 전투의 호흡에 집중할 수 있어서 참 인상적이었는데..
전투에 판타지를 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고 아직 주인공이 묘기를 구사할만큼 파워업하지는 않은 초반이니 좀더 두고봐야겠습니다 ^^;
그렇다고 작가의 액션표현이 떨어졌냐 하는 이야기는 아니구요,
동세 묘사는 여전히 감탄스럽습니다. 존이 달리고 밟히고(...) 그런 기본적인 액션에서 유달리 리얼해요.

 

그럼 이제 스토리에 대해 좀 이야기해보겠습니다.-_-;;
일단 갑자기 한꺼번에 정보를 많이 넣으려고 하거나 이야기가 좀 끊기는 감이 있는데,
전작에 비해 긴장감 있는 전개가 다소 약화되었습니다.
그 예로 지금까지 진행된 오탱마을 이야기와 넥슨과 재대결하는 이야기는 흐름상 둘 사이의 연관성이 좀 약해보입니다.;

 

이미 인물들은 많이 제시되었고 전쟁 발발이라든가 곧 나올 과거 이야기라든가 뒷내용의 암시는 나왔지만,
그보다는 몰입하게 만드는 인물들의 긴장구도가 아직 부족한 게 문제인 것 같아요.
작가가 미리 대부분의 이야기를 깔아놓고 시작하는 경향이 있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작에서는 미카엘(동명이인;)같은 인물의 존재가 몰입도를 높였는데... 네피림존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덧붙여, 자꾸 전작과 비교하게 되어서 좀 그렇지만(...)
이번 작품이 스토리에 있어서 전적으로 반가운 것이 있다면, 이야기의 중심이 좀더 드라마틱한 분위기라는 점입니다.
전작의 무협물 구도에서 이번 주인공은 좀더 어리고, 주변 환경과 인물들과의 접촉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으니 소년성장물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나올 이야기의 중심점이 비교적 명확해졌으니 아레스보다 통일된 완결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히로인도 전보다 스토리에 깊이 참여하게 되었으면 좋겠군요.

이미 인물들의 과거사에서 비중이 큰 듯한, 그리고 아마 고인으로 추정되는(...) 소냐와 지젤도 곧 나올 법한데.. 궁금하군요. 이사벨보다 조금 어리려나? (사실 존보다 이사벨이 연상으로 보여요. 나란히 선 적이 거의 없어서 그런가요;)

 

그럼 부족한 리뷰는 이 정도에서 마치겠습니다.

네피림존에 대한 리뷰라기보단 거의 바라는 소망글이 되었지만..^^; 좀더 좋은 작품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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