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놈들 - 하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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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에 열광하거나 무조건적인 애정을 보내는 편은 아니다. 누가 이 작가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대답할 것 같다. 다만 존경심이랄까 그런 감정이 존재한다. 깍듯이 대접해야 할 어른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작가의 개인사에 대해 뭔가 아는 것도 아니고, 책을 읽으며 감탄을 연발한 적도 없다. 그런데 그의 책을 읽다 보면 묘한 기분이 든다. 아프리카 어느 한 부족의 지혜로운 촌장님스러운 느낌? 한 세대를 살아오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익혀 후손들에게 이로운 조언을 해주고 과거를 떠올리게 해주며 삶의 지혜를 전하는 그런 포스가 그의 작품엔 있다.

 

말이 장황했던 거에 비해 이 작품은 별로다. 2권이지만 후딱 읽을 수 있을 만큼 치밀하지 못하다. 이야기가 슬렁슬렁 흘러간다고나 할까. 자간, 행간의 넓이만큼이나 여유 만땅으로 느긋하다. (좀 더 촘촘히 편집해서 한 권으로 만들었어도 될 텐데...) 범인도 금방 알 수 있고, 주인공 뒤통수 맞을 일도 뻔하고, 결말도 너~무 예상대로다. 작품에 선한 이라곤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어째 등장하는 인물마다 다 이 모양인가 싶을 정도이지만, 악하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을 만큼의 허술함과 멍청함도 지니고 있다. 그냥 머리 복잡할 때 가볍게 읽기 좋다. 화장실에서 볼 일 볼 때 들고 가시길... 책에 그다지 정신 팔지 않고 볼 일(?)에 집중할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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