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운수 좋은날
이림니키 지음 / 김영사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구가 가득하나 워낙에 재주가 없는지라 예쁘게 손그림(?) 그리는 분들을 볼 때면 마냥 부럽기만 하다. 카페에 앉아 테이블 위에 놓인 티슈에 혹은 지루한 전화통화 중 메모지에 조그맣게 끄적거릴 수 있는 그림들... 그런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너무 좋겠다. 사실 이 책은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어 보려고 산 책인데 웬걸, 글도 좋았다. 이런 걸 뭐라더라... 득템! ㅋㅋㅋ

 

수학과를 졸업하고 늦은 나이에 프랑스로 그림 공부하러 유학길에 오른 작가의 과거가 마음에 들었다. 나 역시 손에 쥔 걸 다 내려놓고 떠나길 몇 번 해본터라 묘한 동질감이 느껴진 것일 수도 있다. 좋아하던 취미가 이젠 일이 되어버려서 취미가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는 작가의 말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

 

[길을 같이 가는 사람들 중에는

 '과정'이 같은 사람들이 있고

 '목적'이 같은 사람들이 있다.

 

 과정이 같은 사람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지치고 힘들 때, 지금 가는 이 길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때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주고 벗이 되어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각자의 목표에 다가서게 되면

 어느새 조금씩 멀어져 있는 거리를 발견하게 된다.

 각자의 목표에 따라 간격은 조금씩 커져간다.

 서로에게 생겨난 틈을 보면서 놀라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지만,

 머지않아 서로를 멀리서나마 응원하는 관계가 된다.

 

 목적이 같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쉽게 마음을 나누지 못한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각자의 방법이 낯설고

 자신과 다른 상대의 모습에 쉽게 익숙해지지 못한다.

 하지만 같은 목적이 이내 서로를 하나로 묶어준다.

 목표를 향해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길을 걸으며 도전하지만,

 정상까지 함께 갈 것이고

 그때까지 함께할 것이라는

 믿음이 관계를 지속시켜준다.   - p. 27 ]

 

[맛없는 나비가 있다.

 실제로 어떤 맛이 나는지는 모르지만,

 이 맛없는 나비를 한 번 맛본 새는

 그 끔찍한 맛 때문에

 비슷하게 생긴 나비는 전부 피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 맛없는 나비는

 다른 종류의 나비보다 긴 생명력을 갖는다는데,

 보통의 나비들은

 이 '끔찍한 맛'을 가진 나비의 겉모습을 흉내 내

 그들처럼 밝고 눈에 띄는 색을 가진 나비로

 진화한다고 한다.   - p. 52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