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소식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지음, 공진호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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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 절묘한 표지가 아닐 수 없다. 반쯤 물에, 반쯤 밖에 나온 패트릭. 삶을 제대로 살아보고 싶은 마음, 언제든 마약을 때려치기 위해 주사기를 꺾어 내버리는 모습과 다시 우울에 빠져 환각을 찾는 될대로 되라하는 마음의 공존. 아버지에 대한 혐오와 아버지가 자신의 필수적 부분이라는 무의식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 어릴 때 지속된 학대의 기억으로 고통받는 패트릭은 자기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고 죽어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마약을 한다. 코로 흡입하는 헤로인, 팔뚝을 통해 주입하는 코카인, 알약 형태의 수많은 마약들이 패트릭의 일상을 잠식한다. 1부 「괜찮아」가 5살 패트릭의 하루를 담았다면, 2부 「나쁜 소식」은 20대 청년 패트릭의 하루를 담는다. 


     아버지의 유골을 찾으러 오라는 전갈을 받고 영국에서 뉴욕으로 날아간 패트릭은 과거를 회상하며 마약과 여자를 탐하는 데서 현실을 잊으려 한다. 여자친구가 있는데 하룻밤 상대를 찾고, 여자친구의 친구를 유혹하며, 뉴욕과 런던의 딜러들을 만난다. 패트릭에게 재산, 그리고 더나아가 자신의 몸은 아버지의 유산 같은 느낌이다. 쓰고 없애버릴 수록 후련한 쾌감을 느낀다. 소중함과 애착을 느끼지 않는다.


    늪에 빠진 듯한 패트릭의 행태를 읽는 것은 마약을 주사하는 과정, 마약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큐멘터리 같다. 영화 '라퀴엠'을 보던 때가 생각났다. 얼른 3부 「일말의 희망」에서 삶에 대한 의지를 회복한 패트릭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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