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기다려 봐 - 2016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비룡소의 그림동화 237
케빈 헹크스 글.그림, 문혜진 옮김 / 비룡소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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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그림 속에 잔잔한 글이 여운을 남기는 그림책이네요. 어쩌면 아이보다 제가 더 좋아하게 될 것만 같은 그림책! 아직은 기다린다는 것이 어떤 건지 잘 모르는 아이지만, 아이가 커 가면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무언가를 기다리게 될 때까지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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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땅 그림책 컬렉션 알범나땅 세트 - 전10권 나땅 그림책 컬렉션 알범나땅
마르크 부타방 외 14명 글 / 삼성출판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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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모서리 부분이 너무 날카로워요. 책등의 모서리 부분까지 너무 날카롭네요. 아이가 책 들고 오다가 발등에 찍혀 상처가 났네요. 재미있는 그림책인데 모서리 부분 때문에 반품해야 하나 고민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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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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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를 느낄 수 있는 여행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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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 그림책은 내 친구 8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 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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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이 작가를 떠올리면 맨 먼저 생각나는 단어가 상상력이에요. 상상을 불어넣어 멋진 그림책을 만들어내는 작가. 이 작가의 그림책은 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요. 그림책이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작가이지요.
이 그림책 <발가락>에서도 역시나 멋진 상상을 보여주네요.
손과 발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좋아한다는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잠들기 전, 발가락을 보며 신나는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아직 이불 속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발가락이 말해요.
"우리가 여기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라고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첫 장을 넘겨요.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그대로 즐거운 여행 속에 퐁당 빠져들지요.

열 개의 발가락은 뛰어 올라갔다 내려올 수 있는 열 개의 계단이 될 수 있어요.

먼 태평양의 섬들이 될 수도 있지요.

그뿐인가요. 해변에서 모래 장난을 할 수도 있어요.

열 개의 탑이 될 수도 있지요.
(점점 여행이 재밌어지지 않나요?)

맛있는 음식들도 되었다가

무슨 색으로 그릴지 고민하는 그림 도구가 되기도 하지요.

영화가 흘러나오는 텔레비전도 되고요.

난쟁이들이 되기도 해요.

휴. 발가락으로 이렇게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을 줄 몰랐어요. 한 장 한 장 넘기는 순간이 이렇게 즐겁고 두근거릴 줄이야. 잠들기 전, 떠날 수 있는 신나는 여행의 티켓을 선물받은 느낌이 들어요.
신나는 상상을 마치고 이제는 잠들 시간. 지친 발을 이제 이불 속으로 넣어요. 오늘은 너무 많이 돌아다녔으니까요. 포근한 이불이 감싸는 감촉이 정말 기분을 좋게 만들어요. 내일은 어떤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발가락만으로 떠나는 신나는 상상 여행. 정말 재미있지 않나요?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가 펼쳐 보이는 이 즐거운 여행을 아이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어요.
꼭 잠들기 전, 발가락을 이불 밖으로 꺼내 놓고 책을 펼쳐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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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하는 사람
텐도 아라타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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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씩 그런 죽음을 만난다.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인데도, 그 죽음이 너무 억울해서, 너무 일찍 끝나버린 그 삶이 너무 애달파서 자꾸만 마음속에 맺히게 되는 그런 죽음. 그래서 자꾸만 그 죽음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들어가면 갈수록 삶이 너무 아파서 한동안 삶이 텅 비어버린 것만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게 된다.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의 안타까운 죽음이 그러한데, 하물며 나와 가까운 이의 죽음이야 오죽하겠는가. 죽음은 오로지 남은 자의 것이다. 잊으려 하지만 잊을 수 없는 슬픔이 영원히 박히는 것. 누군가의 죽음은 그렇게 우리를 삶에서 한 발짝 떨어지게 만든다. 그리고 때로는 삶에서 영원히 멀어지도록 만들기도 한다. 

  그런 죽음이 하루에도 몇 건씩, 뉴스에서 흘러나온다. 그런 뉴스를 만나고 나면,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음이 한동안 무겁다. 우연한 사고로, 끔찍한 범죄의 희생양으로, 스스로의 선택으로 죽음 속에 걸어 들어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이 소설은 이렇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만나는 죽음의 풍경들에서 시작되었다. 우리 일상생활 가까이 있는 죽음을 다루는 소설들은 많지만, 이 소설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죽음의 뉴스 속에서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기이하면서도 독창적인 인물을 만들어냈다는 점일 것이다. 이 소설은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인데도, 뉴스에서 보고 들은 것만을 바탕으로 죽은 이들이 마지막으로 있었던 곳을 찾아다니며 애도하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죽음을 바라보는 사람들 그리고 죽음을 찾아다니는 한 사람

  이 소설은 세 명의 시선으로 번갈아 가며, 전개된다. 마치 하이에나처럼 자극적인 기사거리를 찾아다니는 주간지 기자 마키노 고타로, 애도하는 사람의 어머니이자 이제 죽음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천천히 삶을 정리하는 사카쓰키 준코, 남편을 죽인 죄로 교도소에 들어갔다가 나온 나기 유키요. 이 세 명의 시선에서 애도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기자는 우연히 그를 만나고, 기사거리가 되지 않을까 염탐하며 어머니는 말기 암으로 죽음을 앞에 둔 채 아들을 기다리고, 자신이 바로 죽음의 목격자이자 가해자가 된 여자는 애도하는 사람을 우연하게 만나 여행에 동참한다.

  이들 세 명의 공통점은 죽음과 가까이 있다는 점일 것이다. 고타로에게는 죽음을 앞에 두고 있는 아버지가 있고, 준코는 자기 자신이 얼마 남지 않은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 유키요는 교도소에서 죄값을 치르고 나왔지만 죽은 남편의 혼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 사람은 가까운 이의 죽음을 외면하고, 또 한 사람은 자신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한 사람은 죽음 속에서 자신의 생의 의미를 묻고 있는 중이다. 이들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죽음과 대면하고 있을 때, 애도하는 사람 시즈토의 애도 여행은 계속된다.

  애도하는 사람이 이렇게 자신과는 상관없는 죽음을 찾아 애도의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은 자신에게 다가왔던 죽음의 풍경들 때문이었다. 때때로 죽음은 남은 자들의 가슴에 깊은 흔적을 남기는 법이다. 애도하는 사람, 시즈토에게 연이어 다가온, 가까운 이들의 죽음은 그를 삶에서 자꾸만 밀어냈다. 그가 극단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바로 애도하는 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다. 처음에 단순하게 떠났던 여행이 시간이 지날수록 일정한 틀을 잡아갔고,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애도의 여행을 하게 된다. 누구에게 사랑받았는지, 누구를 사랑했는지, 누가 어떤 일로 감사를 표했는지를 물으며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는 특별함으로 죽은 이를 기억하려 한다. 그에게 애도는 명복을 비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특별한 한 사람으로 기억하는 행위다. 그 기억의 행위 속에서 죽은 사람들이 특별한 의미로 다시 살아난다.

소설 밖에서도 계속된 애도의 여행

  소설을 읽는 내내, 죽음을 찾아다니며 시즈토와 함께 애도하는 여행을 따라나선 기분이 들었 다. 어이없는 죽음과 서글픈 죽음, 안타까운 죽음, 참혹한 죽음들을 오가며 마음이 무거워졌고, 그 죽음들 속에서 나에게 다가왔던 죽음을 자연스럽게 떠올렸다. 여과되지 않은 감정들이 그대로 스며들었던 탓에 이 소설을 읽는 일은 무척 힘들었다. 감정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읽는 속도가 더디지는 않았다. 꽤나 두꺼운 분량인데도 한 번 읽으면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책 속에 흠뻑 빠져들면서, 이 책을 읽는 일은 '죽음으로 각인된 슬픔의 기억에 대한 일종의 제의' 같다는 생각을 했다. 소설 속에 묘사된 죽음의 풍경들 속에서 나는 내 기억 속에 존재하는 죽음을 떠올렸고, 애도하는 사람과 함께 부지런히 내 기억 속으로 애도의 여행을 떠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냥 빨리 잊기 위해서, 남겨진 자로서 어쩔 수 없이 또 살아가기 위하여 내 가슴 속 깊은 곳으로 쑤셔넣었던 슬픔이 다시 솟아올랐다. 나는 그렇게 내 밑바닥에 잠겨있었던 모든 죽음들을 다시 애도했다. 소설의 줄거리와는 별개로 그런 작업이 진행되었기에 이 소설을 읽는 일이 두 배로 힘들었던 건지도 모른다.

이토록 눈부신 삶의 이야기

  힘이 들긴 했지만 오직 소설을 읽을 때만 경험할 수 있는 눈부신 순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건 오래도록 진한 여운으로 기억될 것 같다. 이 소설에는 그렇게 상징적인 장면들이 몇 있다. 유키요가 죽은 남편의 혼령에서 자유로워지는 장면이나 준코가 죽어가는 순간 준코의 딸이 아이를 낳는 장면 같은. 그러한 상징적인 장면에서 죽음 속에 들어있는 삶을 만나게 된다. 시즈토가 죽음의 순간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애도의 여행 덕분이었다. 결국 수많은 죽음의 풍경들 덕분에 그는 삶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다. 애도의 여행을 계속 함으로써 죽음에 빠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 죽음 속에 들어있는 삶이, 삶의 이야기가 너무 눈부시다고 생각했다. 때때로 삶은 죽음을 통해서만 그 눈부신 의미를 얻는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에도 안타까운 죽음이 뉴스에서 흘러나왔다. 책을 읽으며 애잔해졌던 마음에 또 다시 먹먹한 슬픔이 밀려든다. 소설의 짙은 여운에서 쉬이 벗어나지 못한 탓일까. 이번에는 죽은 이보다 죽음 앞에 오열하는 사람들이 내 마음을 더 흔들었다. 그들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데 또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죽은 이를 어떻게 기억할까. 어디선가, 죽은 사람은 남겨진 사람들의 기억에서 영원히 사라질 때 완전히 죽은 것이라는 말을 본 적이 있다. 남은 이들이 죽은 이를 영원히 가슴 속에 품어둘 때, 그 사람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다. 그저 잊어버리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만의 특별함을 영원히 기억하는 일. 그렇게 할 때,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도 덜 힘겨울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이렇게 우리가 우리 곁에 다가온 죽음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서,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나갈지에 대해 아프도록 묵직하게 들려준다.


  소설을 다 읽고 나니, 내 가슴 속에도 영원히 기억될 것만 같은 한 사람이 새겨진다. 죽음의 여행 속에서 묵묵히 삶이라는 여행을 계속하는 사람, 시즈토. 이 인상적인 캐릭터와 함께 이 소설을 읽었던, 마치 힘든 여행을 떠난 것 같았던 시간을 쉽게 잊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도 삶과 죽음을 다루는 소설들을 많이 만나겠지만 이토록 묵직한 울림을 주는 작품을 만나기는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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