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 - 아버지를 잃은 개인의 기록, 혹은 자살에 관한 과학적 연구보고서
토머스 조이너 지음, 김재성 옮김 / 황소자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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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방에서 이 책을 꺼냈을 때 주위의 사람들이 눈을 크게 뜨고 의아하고 미심쩍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것을 느꼈다.
왜, 제목 중간에 있는 그 '자살'이라는 단어에 꽂혀서 놀라움에 눈이 휘둥그레진 것이다.
그만큼 자살이란 말에는 왠지 무섭고 두려운 느낌과 함께 거기에서 멀어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무거운, 묵근함이 느껴지는 주제이다.
특별히 자살을 시도해본 사람이라면 그 기분을 더 알 거 같다.
아버지의 죽음이 자살이라는 경로를 거치면서 이루어진 것을 알고 저자가 경험했을
외로움과 공포는 어떠했을까를 생각하여 보고,
한 자 한 자를 읽어나간다.
심리학자의 눈에 비친 자살은 여러 유형의 인간을 통해서 분석되고
주변인들이 겪었을 수많은 아픔과 슬픔을 풀어놓는다.
개인적으로 나는 번역서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번역서에 관해 내가 지적해왔던 답답함이나 이해 불가능한 문장 앞에서
막막했던 느낌들을 과감히 버릴 수 있었다.
심리학자의 이론과 문장을 이해하기 쉽게 번역해 놓은 역자의 능력을 확인하고 나서
책이 술술 읽혀지는 것이 신기하다.
아름다운 계절, 가을에 이런 수준 있는 문장과 묵직한 주제 앞에서 다시 한번
생각을 가다듬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감사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내려 놓았을 때 어쩌면 가을은 더욱 깊어져 쓸쓸하겠지만
우리 삶에 있어서 쓸쓸하지 않은 순간이 있었으랴.
책과 함께 깊어가는 가을을 한껏 느껴보며, 자살이라는 주제를 과감히 선택해
화두를 던진 저자와 심도 있게 번역해준 역자의 마음을 헤아리며
자살 의도나 충동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더욱 이해하고 아끼며
소중한 자아에 대해 자족하고 대견한 마음으로 자기를 사랑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 
한가득이다.

친구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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