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살라
서성란 지음 / 산지니 / 2019년 2월
평점 : 
서평을 쓰기 전에는 자신하고 있었다.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이 작품을 평할 수 있겠다고. 서평이 애정을 가지고 객관적인 평을 하는 것이라 한다면, 필자는 잠시 손을 내려놓겠다. 이미 ‘마살라’라는 향에 홀려 객관성을 잃었으니, 그러니 애정 없는 문구란 더 자신이 없다. 시바의 밤, 라훌에게 달려가는 ‘나’처럼, 나는 오늘도 「마살라」를 펼쳐든다.
“소설가의 방을 제공하겠습니다. 당신을 쓰기만 하면 됩니다. 가네샤처럼.”
소설은 표지에서 작가가 우리에게 살짝의 죠크를 준다. 맥거핀(MacGuffin effect)일까.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느낌의 비밀은 소설과 소설 속 소설이 교차되면서 긴장감을 유지한다.
“단맛에 빠져 문장을 쓰지 못한 소설가에게 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었다.”
-99쪽
단맛은 마약 같은 것이라고 했다. ‘나’가 이설을 찾아야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왜 이토록 이설을 찾아 나선 것일까. ‘나’가 좇는 것이 이설이 맞을까. ‘나’가 말한 이설이 취한 단맛이라는 것은 라두경단 보다 달콤하고 매혹적인 것. 나는 어쩐지 그것이 뭐라고 확답 짓지 못하면서도 이설의 ‘단맛’이 낯설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단맛을 맛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스쳐간다.
이설에게 들어야 하는 이야기는 미완의 소설에 ‘쓰지 않은 부분’으로부터 시작된다. 단지 ‘소설을 완성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쓰지 않은 부분’에 이설은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누구로부터 소설을 쓸 것인지. 뒷이야기에 이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쫓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