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의학, 그 위대한 도전의 역사 - 노벨 생리.의학상으로 보는 질병과 의학의 투쟁사 메디컬 사이언스 4
예병일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인류의 역사에서 인간의 생존을 위협했던 요소들은 무수히 많았지만, 가장 직접적으로 인류를 죽음의 공포에 직면하게 했던 것은 바로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14세기 전유럽에 대유행하며 수많은 인명의 목숨을 앗아간 페스트(흑사병, pest)와 고대이집트시대부터 존재해 왔다는 결핵 그리고 구약성서에 까지 등장하는 문둥병(나병) 등 수많은 질병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해왔다.  그렇지만 이런 질병들과의 수세기에 걸친 투쟁의 결과를 통해  현대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해왔고, 인류의 치사율도 크게 낮아졌다.  이 책은 이런 의학적 진보 과정에 있어서 결정적인 업적을 이룩한 노벨 의학생리학상 수상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현대의학사의 세세한 부분까지 진술하고 있다.


  1901년 독일의 에밀 폰 베링이 첫번째 노벨 의학생리학상을 수상한 이래로 103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노벨 의학 생리학 상의 역사는 인류를 파멸로까지 몰고 갔던 치병적 질병들과의 처절한 투쟁사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노벨 의학생리학상 수상자들의 연구 성과에 대해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  노벨상 수상자의 개인적 이해 관계를 연구 상황과 연관시켜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의료사를 보다 쉽고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다.


  20세기 초반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결핵,  말라리아등으로 죽어갔기 때문에 면역, 전염병에 대한 연구가 주목받았다.  독일의 로베르트 코흐는 별다른 징후 없이 갑자기 고열과 각혈을 유발하는 결핵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류를 결핵의 공포로 부터 구해내었으며,  영국의 로널드 로스도 말라리아 연구로 수많은 인명이 목숨을 구했다.  이처럼 소수의 선각자들이 이룩한 의학적 성취는 전인류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페니실린을 발견한 플레밍이나 결핵균 치료제인 스트렙토마이신을 발견한 셀먼 왁스먼 등 위대한 생화학자, 의학자들의 발견과 연구 성과는 말라리아,페스트, 결핵 등으로 부터 전세계 인류의 목숨을 지켜냈다.


 그러나 현대 의학이 질병과의 끊임없는 투쟁 속에서 놀라운 성취를 이룩하였지만 아직 정복하지 못한 질병들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로 암을 들 수 있겠다.  103년 동안 암이라는 한가지 질병에 대해 노벨 의학생리학상이 주어진 경우가 무려 네번이다.  그만큼 암에 대한 투쟁과 연구가 인류의 주목을 받아왔다고 할 수 있다.  1989년 미국의 마이클 비숍이 암 유발 유전자를 발견한 이후 암 연구에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지만 현재의 암은 아직도 불치병으로 남아있다는 점에 대해서 이 책의 저자는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저자는 유전자 지도의 완성 등 생명 공학의 발전에서 현대 의학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인간 유전체 계획(Human Genome Project)이 갖는 의미를 분석하면서 질병의 근원 규명을 통한 새로운 의학적 국면이 다가왔음을 역설하고 있다. 이 책을 구성하고 있는 총 8장의 범주중 2장을 생명공학의 성취와 관련된 현대 의학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에 할애했다. 그만큼 이 책은 현대 의학이 걸어온 길 만큼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현대 의학의 발전사를 노벨 의학생리학상 수상자들의 연구 성과로만 서술하기에는 결여된 부분이 상당히 많다.  이는 현대 의학이 기초 의학 뿐만 아니라 임상 의학, 대체의학, 의료 공학 등 여러 분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물론 103년 역사동안 이룩한 의학적 성과에는 노벨 의학생리학상 수상자들의 연구 성과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외의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책의 딜레마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또 생명공학의 발전에 관련된 부분에서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지 못한 점은 이 책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생명공학의 성과와 관련된 의학적 시각에서의 접근은 좋았지만 기존의 것과 다를 것 없이 애매한 전망을 진술한 점은 이 책의 미숙한 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