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코의 모험>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을 처음 완독했어요. 작품보다는 작가에 대해 먼저 접해서 어쩔 수 없는 거부감이 있었으나 작품들의 명성이 대단했고, 좋은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해서 읽었던 <나쓰코의 모험>에서 감탄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두 번째로 <사랑의 갈증>을 읽고 있습니다. 이 작가가 작품에 담은 메시지에 공감한다는 말은 못 하겠어요. 사실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확신하기도 어렵고요. 하지만 문장력이 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의 갈증>을 읽어가면서 몇 번이나 생각했지만, 아래 대목을 읽은 순간 리뷰를 남기지 않을 수 없어지네요.겐스케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창문에 기댔다. 연기를 내뿜는다. 연기는 창밖의 감나무 가지에 스며들었다가 물 위에 떠도는 한 움큼의 흰머리처럼 밤공기 속으로 흘러갔다. (p.124)담배 연기에 대한 묘사 한 줄인데 이 부분은 오래 못 잊을 것 같아요. 흩어지는 담배연기를 두고 물 위에 떠도는 한움큼의 흰머리라고 묘사 한 것이 대단합니다.이 책에는 이와같은 문장들이 정말 무수하게 있고요... 마치 돌부리 하나에 걸려 넘어지듯 이런 문장들 하나를 발견할 때마다 멈춰 서서 한참 들여다보고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