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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유튜브 스타 금은동 작은거인 53
임지형 지음, 정용환 그림 / 국민서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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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돌아온 유튜브 스타 금은동 > 임지형 글, 정용환 그림 , 출판사 국민서관

 

 

전편 <유튜브 스타 금은동>에 이은 임지형 작가님의 두번째 시리즈 책!

1년 넘게 집에만 지내는 나와 아이들의 일상이 조금씩 유튜브에 길들여지고 잠식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찰라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주제가 친근해서 그런지 나도 큰아이도 술술 읽었는데 첫째 놀랐던 점은 작가님이 아이들의 심리나 생태를 마치 아이가 쓴 이야기 처럼 너무 리얼하게 썼다는 거다. 그래서 금은동이라는 주인공 캐릭터가 가상이 아닌 진짜 내 옆집 꼬마같기도 하고 큰아이 학교 친구 같기도 하고 그렇다는거다.

솔직히 문고판은 그림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장편 소설도 아니라 읽기가 애매하지 않나 생각을 했었는데 초등고학년이 읽기엔 문고판이 딱이라는 확신이 ㅎㅎ

적당한 글밥에 가끔 실감나는 그림도 나오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반응을 확인하고 거기서 존재감을 느끼는 아이 금은동.

정보를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순수한 기쁨들이 어떤 이유로 변질되고 왜곡되어질수 있는지, 그렇게 잘못된 정보들이 주변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왜 정보를 공유할때 더 신중해야 하는지, 유튜브가 가지는 장점과 단점등이 이야기 속에 너무 쉽게 녹아내려져 있다. 미디어의 교육을 할때 딱딱한 이론서보다 이 한편의 이야기 책을 가져다 함께 읽고 토론을 해보면 어떨까?^^

유튜브는 시간이나 장소 연령대 상관없이 누구나 정말 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어린 아이들 조차 유튜버에 열광하고 그래서 꿈이 1인 미디어를 꿈꾸는 유튜버 쥬니어들. 대중들의 관심은 경쟁을 부치기고 그에 따라 오는 경제적인 보상이 또 다른 경쟁을 부추긴다. 아직 자아가 모두 형성되지 않은 아이들이 이렇게 노출된 조건에 과연 옳바르게 판단하고 행동할수 있을까?

그 몫은 온전히 우리 어른이 이끌어줘야 할 몫인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삼촌이라는 사람은 미성숙한 우리 어른들의 또다른 모습같아 부끄럽기도 하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이상한 음식을 대신 먹어준다거나 , 스쿨존에서 어른들 차를 막 따라가게 시킨다던가 , 솔직히 상상조차 안해봤던 금기시 되던 호기심이 현실이 되어 나타났을땐 나도 모르게 대리만족을 느끼지 않나? 모두의 호기심을 존중해주되 그게 현실화 되었을때 일어날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미리 충분히 고민하고 신중해야 하겠다. 정보를 공유할때 고민되는 부분, 확신이 서지 않는 부분들을 부모님이나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같이 고민해보는건 어떨까?

협찬을 받은 제품을 숨기거나 뒷광고를 한 연애인의 행동이 왜 잘못되었는지 ,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누군가의 사생활을 지옥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왜 잘못되었는지 아이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큰 아이는 자긴 어색해서 거짓연기는 자신이 없다고 하고 , 둘째는 공짜로 준거니깐 연기를 잘할 자신이 있다고 하고 (과자를 준다면 ㅋㅋ), 셋째는 절대로 거짓말은 하지 않을거라고 한다.

누군가의 사생활을 영상으로 찍어올리는건 셋다 싫다고 했다. 이유를 각자물어봤다.아주 큰 액수의 보상금에 살짝 흔들렸으나 상대방이 싫어한다면 안하는게 맞다고 했다. 둘째는 그것은 폭력이라고 했고 셋째는 자기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하면 하는데 자기때문에 누가 불행해지면 안하고 싶다고 했다.

금은동이라는 아이에게 애정이 가는 이유는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기 위해 즉시 알리고 더 많은 고민을 했다는 거다. 어리지만 자기가 가진 영향력의 무게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었고 어른도 내기 어려운 용기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맞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실수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그 사람을 보여주는 것같다. 그래서 나의 금은동은 멋진 아이다 ㅎㅎ

파쿠르의 신 정우라는 친구가 한 이 말도 너무 인상적이었다

" 사실 기본자세만 잘 배우면 이거 별로 안 위험해. 그런데 사람들은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며 무조건 위험한 운동, 도둑질 운동이라고 막 욕해. 함께 운동한 형들은 내가 점프가 안돼 힘들어 하면 될때까지 믿고 기다려 줬어. 우린 한계를 뛰어넘는 멋진 운동을 해내는 사람들이라는 걸 보여주면 된다고 말야 "

유튜버 정우가 파쿠르의 영상을 찍어 올리는 이유는 단순히 인기만을 위해서라기 보다 포기하지 않고 한계를 뛰어넘기위해 운동을 즐기는 그들만의 문화를 공유하고 싶었던거다.

어른들은 젊은사람들에게 말한다. 꼭 저런걸 해야되? 꼭 저렇게 까지 해야되? 라고. 정우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우리 어른들도 고민해야겠다. 욕부터 할것이 아니라 그들이 뭘 공유하고 싶어 하는지, 뭘 표현하고 싶어하는지 먼저 들어보는건 어떨지..

글을 읽으면서도 두 유튜버인 정우와 은동이의 묘한 경쟁 관계를 작가님이 어떻게 마무리 지을까 궁금했었다. 후반부에 둘이 서로의 마음을 알아줄때, 정우가 옳바른 조언을 해주는 그 장면을 보고 또다시 상기하게 된다. 이 맘때 아이들에게 친구란 존재가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 말이다. 유튜브라는 거대 매체의 영향력에 대해서만 논할 것이 아니라 작은 개인 한명의 영향력이 거대 매체보다 오히려 더 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건 아니었을까 ! 그러고 보니 정우도 너무 멋지다 ㅎㅎ

작가는 정우의 말을 빌어 독자들에게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유튜브의 단점만 보고 편견의 시선으로만 보지 말고 , 단점을 이제 들여다봤으니 모두에게 유익하도록 노력해보자구요 라고. 희망적인 메시지가 나는 너무 좋았다

전편 < 유튜브 스타 금은동> 도 아이들과 함께 읽어봐야 겠다.

< 이 책은 국민서관에서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느낀 서평을 적은 진솔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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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alk Like a River (Hardcover, 영국판) -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원서
Jordan Scott / Walker Books Ltd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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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I talk like a river

: Jordan scott

그림 : Sydney Smith

 

[ 노부영을 경험한 솔직한 리뷰로 제이와이북스의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하게..어쩌면 운명적인 만남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노부영에서 살짝 선공개한 몇권의 그림책을 보게 됐습니다. ‘내 인생 그림책 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여있었는데요 시드니 스미스 라는 일러스트 작가분의 그림이 제 시선을 잡아 끌었습니다. Small in the city라는 책을 보고 그분의 수묵화같은 그러나 너무나 따뜻한 그림이 좋아서 앞으로 이분 책은 다 사고말테야 하고 벼르고 있던 차였어요.

 

이번에 제가 읽게 된 이 책 또한 시드니 스미스 작가분이 그리셨으니 굳이 그림을 보지 않아도 실패할 확률은 없다 확신했지요. 그런데 글 작가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전혀 없었어요. 글을 처음 읽었을 때..그리고 여러번 읽을수록 이건 시를 그림책의 글로 써 놓은건 아닐까 하는 인상을 많이 받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캐나다의 대표 시인이시더라구요.. 글은 너무 솔직했고 한 아이의 복잡한 심경의 변화를 아주 세밀하면서도 따뜻하게 표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런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실제로 이 글은 작가의 어렸을 적 이야기를 담았다고 해요. 작가의 인터뷰를 찾아봤더니 실제로도 말더듬이셨어요.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오픈해서 책으로 내시다니요 그 자체로도 작가님은 우리에게 속삭이는 것 같았어요. 다르다는 것,,남들과 같지 않다는 것..그리고 뭔가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요.

 

먼저 dust jacket 과 벗기고 나서 드러나는 표지부터 보실게요. 더스트 재킷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표지속 강물의 움직임은 참으로 역동적입니다. 소년의 혼란스러움과 아픔을 표현하는것 같기도 하고요

 

 

첫장은 특이하게도 영화필름처럼 가로로 길게 그림이 연결되 있는 형태로 시작해요. 아침에 주변의 소리에 잠을 깨는 소년이 있습니다. ppine tree p라는것도 알고, ccrowc라는 것도 알고, mmoonm이라는것도 모두 잘 알지만 소년은 어떤 단어도 말하지 못합니다. 문장을 완벽하게 해석하려는 노력보다는 이 책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쓰윽 훑어가며 아이의 감정을 따라 가는 것이 참 매력적인 책이예요. 아이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함께 이야기 나눠봐도 좋을 것 같아요. 저희 아이들은 pine treecrow 는 바로 찾았는데 moon 찾는데 한참 걸렸어요 ㅎㅎ

 

소년은 학교에 가기가 괴롭습니다. 중간쯤 읽다 보면 왼쪽 페이지에는 선명한 교실 풍경을 , 오른쪽 페이지에는 똑같은 풍경의 아주 흐릿한 교실 풍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선생님으로부터 질문을 받기 전 아이의 마음상태를 왼쪽 페이지에 표현했다면, 오른쪽은 질문을 받은 후 머릿속이 혼란스럽고 텅 비어버린 것 같은..소년의 당혹감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 . 특이한 점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표정이 없다는 거예요. 소년만 빼고요. 독자들의 모든 감각을 소년에게만 집중시키고 싶어서 방해가 되는 모든 다른 표정들을 일부러 안 그리신건가? 그건 나중에 작가님에게 꼭 물어봐야 겠습니다.

 

사람들은 소년의 혀 대신 pine tree가 자라고 있다는 것도 보지 못하고, 소년의 목에서 까마귀가 까악 까악 하고 내는 소리도 듣지 못합니다. 그리고 소년의 입안에서 밝게 빛나는 달빛을 보고도 눈을 가리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이 오직 듣는 것은 내가 말을 하지 못하는 그 방식입니다. 사람들이 오직 보는 것은 내 얼굴이 얼마나 이상한지입니다. 그때의 나는 얼마나 무서운지 숨길수가 없습니다

 

한참의 공백이 지면위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소년은 말합니다. 내 입이 말을 듣지 않아요. 제 입은 아침의 단어들로 가득차 있어요 라고요..

눈물샘이 터져버렸습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이렇게 사람을 외롭게 한다는 사실이 무섭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을 하지만 (저부터도요) 같이 나누는데는 서툴지 않나요.

 

이제 아이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에 대해 학교에서 발표를 해야 할 차례가 됩니다. 당연히 아이는 한마디도 하지 못합니다. 아빠는 bad day도 있어 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조용한 곳으로..강가로 아이를 데려갑니다.

강에 온 아이는 학교에서의 악몽같은 시간이 다시금 떠오릅니다. 비웃는 웃음소리들, 경멸에 찬 눈빛들.. 지우려고 해도 떠오르는거 겠죠. 아이는 폭풍같은 눈물을 쏟아냅니다...혼자 앉아서요.. 이런 혼자만의 시간이 먼저 필요할거라고 아빠가 일부러 아이에게 시간을 떼어 준건 아닐까도 생각해봤어요

아빠는 아이옆에 바짝 앉아 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라고..그게 바로 너가 말하는 방식이야..라고 이야기 해줍니다.

 

읽는 내내 제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아빠는 하고 많은 장소중에 왜 강을 보여줬을까 . I talk like a river ! 강처럼 말한다는게 과연 어떤거지? 하고요. 우리가 말을 한다고 할 때 단순히 “sound”를 내 뱉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 머릿속과 몸속에서는 엄청난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단어와 소리음가와 그리고 구강의 움직임까지..정말 복잡하고 밀접하게 얽혀서 동시에 작동이 되야 말이라는게 나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강의 흐름과 몹시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물 표면이 평온해보여도 그 밑에는 굽이치고 부딪치고 휘어지고 합류되고 그렇잖아요. 우리의 말하는 방식 또한 대단한 과정인거에요 . skill 이 얼마나 뛰어난지, fluency가 어느정도 뭐가 중요할까요 ?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맘속 이야기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 자체가 더 멋진일이 아닐까요?

강이 natural 한 것처럼 우리도 just be natural 할 때 자기만의 방식으로 가장 편하게 즐기면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아빠가 소년의 곁에 있어주는 방식이 저는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무심한 듯,,하지만 아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시간을 주고 기다려 주고, 한마디 훅 건넵니다. 그건 결코 니 탓이 아니야. 자세히 보면 강도 너처럼 때론 머뭇거리고 돌아가고 휘어지고 부딪치고 뱅글뱅글 회오리쳐. 사람은 각자 말하는 방식이 다를수 있고 그건 잘못된게 아니야 라는 아빠의 메시지를 어린 소년은 이해했을까요?

 

글의 끝부분쯤 가면 소년이 두 눈을 감고 있는 장면이 2면을 가득메웁니다. open book의 형태가 나타나는데요 좌우로 열어보면 햇살을 받아 환하게 반짝이는 강 속에 아이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꼭 그 소년의 마음속으로 제가 풍덩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마치 영화속 한 장면 같이요 ! 저는 이부분을 클라이 막스로 꼽았어요. 아이의 모든 근심 걱정이 이 강물과 혼연일체 되어서 해소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울고 싶을 때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을 때 , 어떤 단어가 말하기에 너무 어려울 때 소년은 I talk like a river란 문장을 기억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자부심이 넘치는 강을 기억할거라고 말합니다.

 

휘몰아치고 분주하던 강이 햇볕을 받아 조용히 반짝거릴 때...그 방식과 똑같은 방식으로 소년도 이제 좀 더 편안하게 말을 하게 됩니다.

여전히 강물도 말을 더듬고 소년도 말을 더듬겠지만요.

글만으로도 너무 아름다운 한편의 영화를 본 것 같습니다. 사건이 많거나 주인공들이 많아서 스토리 자체가 고전작품이 주는 웅장한 느낌은 없지만 , 오히려 작가가 들려주는 한가지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게 돼서 개인적으로는 저는 더 좋았습니다.

이제 음원과 함께 책을 다시 들어봅니다. ~~~~진짜 음원은 뮤지컬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자칫 스토리 자체가 밋밋하다고 느낄수 있는 단조로움을 이 음원이 모두 다 해결해주네요 ! read along 부분에서도 강약이나 템포 등이 적절히 조절이되어 책과 함께 읽기 편안했어요. 그런데 음원과 함께 들으면 들을수록 더 눈물이 나는건 왜일까요 흑흑흑

 

초등 저학년들을 두신 부모님이라면 아이들한테 저처럼 제일 맘에 드는 풍경을 그려보게 한다거나 그 소년의 마음이 어땠을까 하고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나눠 봐도 좋을 것 같아요. 모든 단어를 또는 모든 문장을 정확히 해석하지 않아도 이 책은 그림만으로도 주인공의 감정을 따라가기에 쉽습니다. 여러분들도 음원과 함께 들으면서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들 작품 잠깐 소개해드려요 ㅎㅎ

그리고 싶은 장면을 그리거나 강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려보자고 했어요. 꼭 음원과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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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강경수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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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강경수 글, 그림

 

이 글을 < 창비 출판사 >에서 제공받아  정말 솔직하게 읽고 난 후 소감을 적은 서평글 임을 앞서 말씀드립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가제본으로 만들어진 책을 받아보았습니다.

기다리던 일주일이 온통 설레임으로 가득했어요. 설레임의 이유가 그 뿐만은 아니었는데요 그간 읽었던 <꽃을 선물할게> <거짓말 같은 이야기> <나의 엄마>를 쓰신 작가님의 책이었기 때문이에요. 너무나 멋진 작가님들이 많이 계시지만, 제겐 이 작가님 하면 작고 약한 존재들에 관해 생각이 많아지는 책을 쓰신 분! 이렇게 떠오릅니다.

 

흰 북극곰이 허리를 굽혀 쓰레기통을 열심히 뒤지고 있는, 조금은 불쌍해보이는 뒷모습으로 표지는 시작됩니다. 쓰레기통 바로 옆에는 북극곰 금지 경고판이 버젓이 보이고요. 곰은 이 경고판을 못 본 게 아닐 것 같은데요 , 무슨일이 있어서 지저분한 쓰레기통을 저렇게 열심히 뒤지고 있을까요? 설마 먹는걸 찾고 있는 걸까요?

 

글은 간결하고 쉬우면서도 스토리가 탄탄하게 다가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토리가 있는 글이 제 수준에서는 이해하기가 쉬워서인지 눈에 쏙쏙 들어오는군요.

눈보라는 북극에 사는 곰의 이름입니다. 눈보라가 치던 날 태어나서 붙여진 이름이래요. 작가님께서 이름을 너무 아름답게 지어주셨네요!  이름만 들어도 눈보라의 정체성이 느껴지는 딱 이거다 싶은 이름 말예요. 눈보라는 그 자체가 자연인거예요. 인간이라는 존재가 자연에서 왔고 자연으로 돌아아가듯눈보라 또한 자연에서 왔고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는 운명을 미리 보여주는 것 아닌가 살짝 상상해봤습니다. 인간과 너무도 닮았기에 일종의 연대감이 느껴지기도 했구요.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점점 사라지고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들어진 북극곰은 쓰레기통을 뒤집니다. 그때 우연히 발견한 신문기사속 사랑받는 팬더의 모습을 보고 팬더로 분장하게 됩니다. 재미를 위해서? 호기심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꾼 눈보라의 유일한 이유는 이 외에는 살아남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굶어 죽을순 없으니까요. 그렇게 바뀐 가짜 팬더는 열열히 환영받습니다. 그런데 그 또한 사람들의 순수한 환호였을까요? 호기심은 좋은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호기심으로 인해 쉽게 취하고 쉽게 버려지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필요하면 택하고 필요하지 않으면 쉽게 버리는게 요즘 일상이 되버렸습니다하물며 생물을 대할때는 우린 조금더 신중해져야 하지 않을까요작은 물건 하나에도 모든 스토리가 담겨있다고 모든걸 껴안고 살아가는 제 남편 때문에 항상 궁시렁거리면서 사는데 , 최소한 이 글을 쓰는 동안 만큼은 정 많은 남편이 나보다 낫다는 생각도 듭니다^^

 

누군가를 속이는 일은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왜 그렇게 밖에 할수 없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상대방을 조금은 덜 비난하게 되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여기에서는 '정체성'의 이야기를 조금 나눠보고 싶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곰처럼 생존을 위해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거나 잃어버린채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저 또한  어두운 제 모습은 되도록 숨긴채 사람들에게 환영받을 페르소나만 공유하며 살아가려고 하는건지도 모르겠네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환영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정받는 사회가 되길..그래서 거짓된 삶으로 변질되지 않는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면 좋겠습니다. 편견을 허문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이야기 같습니다.

 

그런데 궁금해졌습니다. 여러분은 곰이 인간을 속인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곰의 겉모습만을 보고 인간이 저건 팬더야 하고 정의 내린건 아닐까 하고 저는 생각해봤습니다.  어쩌면 우리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들만 보는건지도 모르겠어요.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에게 갖는 환상이 있잖아요.  폭력의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요?   곰에게 총까지 겨누며 쫒아내는 행위는 살인입니다. 총을 겨누는 행위만 폭력적으로 다가오나요많은 사람들의 짧은 관심과 무관심이 제 눈에는 북극곰에게 행해지는 폭력으로 다가왔습니다여기서 저는 또 다수와 소수라는 입장에 대해서도 생각해봅니다. 다수가 가진 의견은 의견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겠습니다. 그렇기에 제 개인의 목소리 쯤이야 라고 생각하지 말고 좀더 신중하게 제 목소리를 내고 싶습니다. 신중하게 휘둘리지 않고요.

 

이 그림책 속에는 사람마음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편견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있습니다.

눈보라는 원래가 곰이었고, 잠시 팬더의 삶을 살았고, 다시 곰이라고 밝혀졌지요. 겉모습만 바뀌었다는 걸 알게 된 이후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말합니다.“ 북극곰은 언제나 말썽이야라고요. 팬더로 변장한 곰의 모습을 함께 겪어봤으면서도 왜 내면을 보고 판단하지 않고 외모를 보고 평가하는 걸까요? 너무나 깊숙이 뿌리 박힌 편견이라는 장애물을 어떻게 하면 제거할수 있을까요?

 

경계를 정해주고 벽을 세우고 서로 선을 넘지 않으면 모든게 평화로워질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어쩔수 없는 최선의 방식이라고도 설득합니다.

북극곰이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살던 곳에서 쫒겨났던 것처럼 , 수백만명의 죄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입장만 옳다고 주장하는 이기적인 사람들 때문에 살던 곳에서 쫒겨나고 있습니다비단 전쟁 난민 뿐만이 아닙니다. 눈보라의 이야기기를 읽고 나니 환경난민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난민신청을 한 사람이 대략 7만명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숫자라 놀랐습니다. 저만 이렇게 무관심했던 걸까요?  2050년이 되면 세계 난민이 약 10억명 정도 될거라고 합니다. 투발루나 몰디브, 방글라데시 이런 국가들도 지구 온난화로 언젠가 사라질수도 있다는게 상상이 되시나요? 더 큰 문제는 환경난민으로 인해 또 다른 전쟁난민이 생길수도 있겠구나 하는 겁니다.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닌 악순환의 연속인거죠.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들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외면받기 쉽습니다 .

북극곰을 내 쫒지 않고 다 같이 사는 방법은 정말 없었던 걸까요책임지기에 너무 두려웠던 걸까요? 부끄러워서 외면하고 싶었던 걸까요이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함께 힘을 모아봅시다 . 늦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은 뭐니뭐니해도 총을 쏘려던 사냥꾼이 하염없이 내리는 눈 때문에 희고도 흰 북극곰을 명중시킬수 없었다라고 쓴 부분이었습니다. 온통 흰 세상속으로 온통 흰 북극곰이 걸어들어가는 장면을 떠올려보세요. 자연에 동화되고 스며들고 결국 자연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곰의 운명을 보여줍니다. 현실은 너무 슬픈데 그림은 너무나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그래요, 눈보라는 상처뿐인 몸과 마음을 가지고 어떤 대책도 없이 자연으로 돌아가지요. 너무나 절망적인 장면이기도 합니다. 어떤 약속도 해줄 수가 없는 인간이라서 더 가슴 아픕니다.

눈보라 속으로 사라졌습니다라는 점점 희미해져가는 글자가 마치 우리 지구의 소중한 동물들이 이렇게 사라져가고 있어..우리의 소중한 동물들을 지킬 시간이 이렇게 점점 줄어들고 있어...라고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지구의 건강이 이렇게 병들어 가고 있어 라고요!

 

아이들과 꼭 한번쯤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아이들에게 외면하지 않고 함께한다면 해결될 수 있는 일이 많다는것도 이야기 나누면 좋을것 같아요. 유머책도 좋고 몽글몽글 아기자기한 그림책도 좋지만 이렇게 이야기 나눌수 있는 그림책도 저는 너무 좋아요!! 작은 책에 담긴 큰 메시지...저희 아이들은 눈보라가 너무너무 불쌍하다고 하는데요 ,이 지구상의 모든 다른 생명체와 공존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자라나주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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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재밌어요 내용ㅇㄱㅎㅎ 어렵지 않고 유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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