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 북멘토 그림책 2
김지연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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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그림책 / 북멘토 출판사

삶을 한마디로 정의해보라고 하면 나는 선택의 결과물이거나 아니면 갈등의 연속 쯤이라고 답하겠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소소한 갈등들...새벽 독서를 할까 잠을 더 잘까...장바구니에 담아둔 책을 살까 말까...세탁기를 돌릴까 말까..커피를 마실까 말까...산책을 할까 말까..

하루를 시작한 그림책속 한 아이의 내면을 쭈욱 따라가다보면 저거 딱 내 얘긴데 싶다 ㅎㅎ

수많은 선택지를 거쳐 어찌어찌 장대높이 뛰기 경기장 앞까지 온 주인공. 이제 제일 중요한 선택지가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다. 친구들도 선생님도 모두가 나만 지켜보고 있는 상황. 나는 뛸것인가 ? 말것인가 ?

누군가의 눈에는 장대 높이가 태산보다 더 커 보일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재밌는 오락거리일수도 있겠다. 그 짧은 순간에 주인공에게 스쳤을 무수히 많은 생각들. 못 넘으면 망신을 당할수도 있겠다 싶고 한편으론 나도 누구처럼 당당하게 뛰어넘어보고 싶은 경쟁심도 일었을것 같다. 그런데 그 순간...친구들과 선생님께서 한마음 한뜻으로 외치는 응원소리를 듣게 되는 주인공. 안되면 말지 하는 할머니의 응원이, 두손 공손히 모은 선생님의 응원이 , 넌 할수 있어 라고 기압을 넣어주는 씩씩한 친구들의 응원이 이 주인공에게 닿았을때 마법을 부리기라도 한걸까?

주인공은 '넘어 !!!!!! ' 라는 그 짧은 외침을 듣더니 높아만 보이던 장대를 훌쩍 뛰어넘고야 만다.

기분좋은 엔딩이어서도 기쁘지만 이 그림책이 내 가슴속에 더 오래 남는 이유는 경쟁의 관계로 그려지는 많은 교실풍경과는 다른 이상적인 모습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단 한 사람만을 위하여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열열히 응원하고 진심으로 간절히 바라는 순간...무조건적이며 너와내가 하나인 그 순간이 너무나 아름답고 벅차다. 무조건적인 응원이 없었다면 하겠다는 선택지를 고를수가 있었을까 ? 실패했든 성공을 했든 일단 해봤다는게 중요한게 아닐까?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면 높이뛰기는 영원히 이 아이에겐 두려움이고 공포로 남았을거다. 아이들에게 무언의 특정 선택지를 강요하고 있는건 아닌지 ...성공할수 있는 쉬운 선택지만 나부터도 고르고 있는건 아닌지 곰곰 생각해본다.

무수히 많은 경쟁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아이들에게 너만 뛰어나면 되 ! 라는 말보다 이 경쟁에서 다 같이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를 이야기 해줄수 있는 그림책 !

장대 높이 뛰기에 성공했기 때문에 환호하는 사람들이 아닌 그 과정을 기꺼이 함께 기다리고 지켜봐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주인공보다 오히려 더 아름답다는 걸 이야기해주는 그림책 !

나혼자서 해낸 성공이 아닌, 우리가 다 같이 이뤄낸 성공이 갖는 기쁨을 어디에 견줄수 있을까 .

살아가면서 마주해야 할 장애물들 앞에서 머뭇거리고 배회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누구에게나 분명 올것이다.

그때 고를 모두의 선택지가 결과에 너무 좌우되지 않길 ....그리고 결과가 어떻든간에 각자의 선택지를 존중해주고 응원해줄수 있길 바래본다.

실패의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때로는 논리적인 설득이나 조언보다는 진심어린 눈빛 , 따뜻한 응원의 한마디, 부담없이 툭 내뱉는 진심어린 말 한마디가 살아가는 기적을 만드는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말그대로 기적인거지 ㅎㅎ

마지막으로 면지에 적힌 너무나 근사한 작가님의 말을 되뇌인다. '별이 되는것은 내면에 뜨거움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어 끌어안는 것이다. 혼자서 빛을 내고 열을 내는 것이 아니다. 우린 서로에게 필요한 가벼운 수소 한개 같은 사람들 . 너의 작은 희망이, 나의 작은 응원이 만나면 별이 된다 '

내용도 너무 아름다운 그림책이지만 일러스트에 대해서도 할말이 너무 많다 . 컬러가 얼마나 이쁜지..노랑 파랑 핫핑크, 검정 딱 네가지 색만을 썼을뿐인데도 그림책이 꽉 찬 느낌이다. 글의 희망찬 밝은 느낌을 아주 잘 살린 퍼펙트한 조합이랄까 ㅎㅎ 내용을 하나도 모르고 그림만 본대도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날것만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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