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돈가스 카레라이스
오승민 지음 / 한울림스페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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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가 다르고 , 가진 재산이 다르고 , 학벌이 다르고 , 출신지가 다르고...우리는 이미 태어난 순간부터 다름을 경험하고 이해하고 인정하는 연습을 하며 살아간다. 겉으로 보이는 다름에 대해서는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는것 같지만 , 눈에 보이지 않은 부분...말하자면 생각이 다르거나 진우처럼 외부와 소통하는 방식이 다를때는 조금더 까다로운 시선을 두는것 같다. '다름'을 아는 것과 '다름'을 알고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소통할지를 행동으로 직접 옮기는 건 또 다른 문제인것 같다. 이론과 실천의 괴리라고 할까 ^^;

진우는 학교에서 말썽꾸러기 아이다. 진우가 하는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지만 선생님도 친구들도 누구하나 왜 그랬는지는 묻질 않는다. 혼자서 공부에 집중하고 싶어도 자신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 동물 친구들..원숭이 , 공룡, 돼지 , 투명인간. 선생님은 진우에게 노란 스티커, 빨간 스티커라는 경고장까지 주시고 결국 엄마아빠손에 이끌려 병원엘 가게 된다. 그리고 진우는 자신이 나쁜 아이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아이라는걸 깨닫게 된다. 따뜻한 하얀 곰 의사선생님 덕분에 말이다.

선생님이라도 아니면 친구들이라도 진우에게 진심으로 왜 그랬는지 물어보고 귀기울여 주었다면 어땠을까 ?

진우엄마에게 애 교육을 잘 시키라고 말하는것 대신 보호자 입장에서 또 얼마나 힘들지 생각해보면 어땠을까 ?

진우와 진우엄마의 입장도 , 이유도 모른채 이해되지 않은 행동을 고스란히 몸으로 느낀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엄마 입장도 모두 이해는 간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자주 흔하게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기준을 적용하며 사는걸까 ?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서 벗어나면 비정상인 취급을 하며 , 평범하지 않은 아이, 이상한 아이, 나쁜 아이 , 아픈 아이로 치부해 버리고 동시에 따뜻한 말과 행동대신 치료를 받으라고 종용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약물보다 더 효과적인 치료는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주고 , 왜 그랬냐고 따뜻하게 물어봐주는게 아닐까 ?

이쯤되면 무엇이 정상이고 비정상인지, 왜 편을 나눠 꼭 판단해야 하는지도 난 잘 모르겠다.

내 아이또한 누군가의 눈으로 보면 비정상인 순간도 있었을테고 한없이 나쁜 아이인 순간도 있었을 거다. 누군가에 의해 항상 판단받는 세상...왜 유독 남에게는 그렇게 매서운 평가를 내리는걸까. 다름과 불편하지 않게 공존하는 방법은 없을까?. 말썽꾸러기 아들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해도 이 책을 보면 일단 이유를 물어보고 싶어질것 같다. 말썽꾸러기 아들이 사고를 쳐도 넌 나쁜 아이가 아니고 좀 많이 (?) 다른아이라고 말해줄것이다 ㅎㅎㅎ 그리고 진우엄마가 진우에게 최고의 위로가 되었던 돈가스 카레라이스를 만들어 준것처럼 아들에게도 짜장면과 라면을 한 그릇 차려줄것이다 ㅎㅎ " 진우는 돈가스카레라이스를 좋아하고 넌 짜장면과 라면을 좋아하잖아 ? 우리모두 서로 다른 음식을 좋아하듯이 우리 생각과 행동도 모두 달라. 돈가스카레라이스를 좋아한다고 진우는 착한 사람이고 짜장면과 라면을 좋아한다고 널 나쁜 아이로 판단해서는 안되는거야. 오히려 우리는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더 배울수 있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수 있어 " 라고 잔소리도 좀 해줘야지 ㅎㅎㅎ

진우가 만난 의사선생님처럼 자신의 말에 공감해주고 다른 기준으로 평가를 내려주는 느긋하고 여유로운 진짜 어른이 우리사회에 더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누군가를 자기만의 틀에 가두지 않는 사회, 쉽게 평가하지 않는 사회,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해줄줄 아는 사회를 위해 나부터 실천하고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주고 싶다. 이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절대 안된다. 우리 사회가 이 아이들을 함께 키워내는 것이니까.

아 참 오승민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블루, 블랙, 그레이....얼핏보면 너무 단조로운 색상인데 하나도 심심하지 않게 다가와서 신기했다. 말썽꾸러기 진우의 표정이나 행동자체가 워낙 다양하고 세심하게 , 다양한 각도로 표현되 있어서 그런가보다. 단조로운 색상때문인지 의사선생님과 진우가 처음 만난 장면에서 '노란색 풍선'이 풍기는 희망의 에너지는 더 큰 메아리가 된다. 이제 진우는 동물친구들을 밀어내려고 애쓰지 않고 동물친구들과 한바탕 아주 재밌게 논다. 이 장면도 너무너무 좋았다. 이게 바로 아이다운 거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존 버닝험의 그림책....맨날 학교에 지각하는 소년 존 패트릭 노먼 이야기를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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