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나다 3
이성현 지음 / 자음과모음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크라나다는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게임을 그 제재로 한 소설 중 하나이다.

실제와 거의 비슷한 느낌을 받으며 여타의 온라인 게임과는 확연한 차이-매우 현실적인 게임 시스템-를 강조하는 게임 '크라나다'를 다룬 이 소설은, 그러나 다른 것들과 비교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은 현실에선 별 볼 일 없는 대학생 '진'이다. 타인과의 관계 형성을 꺼려하고, 지겨운 학과 강의와 지긋지긋한 교수의 얼굴을 벗삼아 자체 휴강(어디까지나 그의 말을 빌어)의 고즈넉한 여유에 빠지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인간형인 것.

그러나 게임 '크라나다' 속에서 그는 게임을 즐길 줄 아는 플레이어 '쉔'으로 살아간다. 하루 3시간의 제한된 플레이 타임 속에서 그는 많은 것을 하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재미를 만끽한다. 그러나 인간관계는 현실에서와 같이 좁으며, 도적이라는 직업을 가지면서도 타인과의 친밀감 형성을 꺼려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여느때처럼 한 번 같이 행동하고 헤어지는 파티가 아닌,  같이 움직일만한 일행들이 나타난다....까지가 일련의 줄거리.

크라나다라는 게임을 제재이자 소설의 제목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이 글은 게임 내의 일만 다루지 않는다. 현실에서의 진과 게임에서의 쉔, 그 둘의 공통된 면과 상반된 면을 두루 보여주면서 하나의 주제에 접근하려 하고 있다.

일견 진부한 주제를 채택했으면서도 이 책이 즐겁기만 한 이유는 작가의 풍부한 집필경험과 소설 전반에 넘치는 위트와 유머 덕분일 터이다.

전작 뉴트럴 블레이드나 빛의 검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하는 그의 의도는 소설 전반에 걸쳐 엿보이고 있다.

아직은 3권, 곧 4권이 나올 것이지만 아직은 소설의 중반부에 막 접어들 뿐이다. 함부로 평가하기는 어려우나 난 수업을 빼먹고 잔디밭에 앉아 이 책을 펴들고 내용을 탐독하는 나 자신의 모습을 어렵지않게 상상하곤 한다.

진부한 소재를 즐겁게 해주는 작가의 능력과 바로 그 결점을 제외하면 재미있어 질 수 있는 주제가 만났다. 이제 이 책을 펼치고 여러분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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