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밭 사람들 - 라틴아메리카 커피노동자, 그들 삶의 기록 트랜스라틴 총서 6
임수진 지음 / 그린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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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커피를 사랑하거나 커피 매니아이기 때문에 커피의 원류를 찾아서 커피밭으로 뛰어 든 것은 아니다. 단지 논문을 위해서 커피밭에 가서 직접 삶을 체험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커피밭으로 간것이다. 때문에 커피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커피밭에 있는 일상적인 삶과 애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은 커피 생산자들에게 좀 더 많은 이익을 주고 다국적 기업들이 부리는 행포를 줄이고자 다이렉트 트레이딩을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일부 비판이 일고 있는게 사실이다. COE 대회 같은 걸 통해서 생산자에게 더 많은 이익을 주고 좀 더 나은 원두를 구매하자는 취지도 좋지만 이 부분이 결국은 빈익빈 부익부로 전환되는 현상이 있다. 결국 우승한 생산자는 더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자본을 획득하고 더 나은 원두를 지속적으로 생산하지만 대회에 참가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은 결국 헐값에 계속 원두를 팔아야하는 것이다. 결국 이 한계를 극복하고자 직계약을 통해서 원두 구매를 촉진하고 있지만 이도 한계가 뚜렷하다. 커피 생산자들의 커피 전부를 직거래로 사들일순 없는 것이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경우는 협동조합의 횡포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저자가 찾아가 코스타리카는 한때 커피 생산으로 부를 누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커피 생산으로 그 명맥을 간신이 이어가는 정도의 나라다. 아직도 좋은 커피로 명성은 유지하고 있지만 중앙아메리카의 다른 나라들도 커피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고, 책에서도 등장하지만 적가 커피 생산이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등으로 계속 퍼지고 있어서 결국 저가 커피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 저가 커피 생산을 촉진하는 원흉은 네스레와 같은 다국적 기업이다. 커피 가격을 지속적으로 떨어트려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피폐한 상황에서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계속 커피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상황에 저자가 뛰어든것이다. 커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조차 없이 하루 3~4달러를 벌기 위해서 중노동을 해야 하는 커피 노동자. 게다가 가난한 니카라구아 사람들이 천대를 받으면서 이 대열에 합류한다. 고된 노동의 현장속에서 그들 사람의 애환이 묻어난다. 게다가 이 사람들은 아직까지 순수하게 노동자로서 저자를 받아주고 그들의 일원으로 합류시켜준다. 이 때문에 저자는 그들의 인간미에 감화되고 그들의 품을 그리워한다. 스스로를 불량 노동자라 칭하면서 힘든 육체 노동을 견디고 커피 노동자의 삶속으로 스며든 저자는 그들과의 친분 때문에 귀국후에도 다시 그들을 찾아간다.


다시 찾아간 커피 노동자의 삶에는 단편적으로만 보이던 그들의 삶이 길게 늘어진 파노라마로 보이기 시작한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좀 더 나은 돈 벌이를 위해서 미국으로 밀입국하고 그곳에서 조금더 벌어서 더 나은 환경에서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한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의 삶은 순탄하지 않고 우리가 기대했던 것처럼 해피앤딩이 아니다. 코요테라는 부로커에게 커다란 돈을 들이고도 미국에서 강제 추방당하기도 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이 책은 커피 이야기와 무관할지도 모른다. 그곳에는 중앙아메리카에 사는 노동자의 삶이 그대로 들어나고 있는 그속의 이야기다. 저자가 가슴아파하고 그리워하는 인간미 넘치는 노동자들은 결국 돈 앞에서 행복하지 못하고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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