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림이 말했다 - 생활인을 위한 공감 백배 인생 미술
우정아 지음 / 휴머니스트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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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림이 말했다

 

우정아 지음

휴머니스트, 2018

 

나는 그림을 잘 읽지 못한다. 그림들 속에 던져놓으면 금세 길을 잃어버린다. 그래서인지 미술관에 갈 때나 박물관을 들릴 때나 브로슈어를 손에 움켜쥐고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그런데 미술관이나 박물관만 보면 아직도 무모하게 뛰어든다. 사람은 죽기 직전까지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가 보다. 사실 굳이 미술관에 들어서지 않아도 우리 일상은 이미 그림으로 가득 차 있다. 하여 오늘도 나는 그림을 잘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그림 앞에 선다. 그림 속에 숨겨진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본다.

 

이 책의 저자 우정아 교수는 친절하다. 상식 한 자락 없더라도 그림 속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도록 독자를 안내하고 있다. 이 책은 7년 동안의 안내 기록문이다.

 

이 책은 독특하다. 연대기별로 작가별로 차분하게 정리하지 않고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을 유연하게 넘나들고 있다. 마치 일상의 어느 곳에서 불연 듯 만나게 되는 그림들과 비슷하다. 두서없지만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시대를 초월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의 초점은 사람과 그 사람이 살고 있는 배경에 맞추어져 있다. 또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 화가에게도 향한다. 그들이 사는 시대, 그들의 이야기를 찾아가면 그 시대의 고민과 만날 수 있고 마침내 그들이 찾아낸 돌파구, 결과물에 공감할 수 있었다.

 

고흐의 아몬드 꽃의 아름다움, 훌륭함, 미술사적 가치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아몬드 나무가 새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운다는 사실에서 희망을 떠올리며 빈센트의 조카에게까지 연결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 발밤발밤 걷다 보니 그림이, 그림속의 사람이 내 옆에서 함께 걸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런 부분이 400페이지의 책이, 미술의 문회한인 내가 이 책을 완독할 수 있게 도왔다.

 

다행이다. 덕분에 미술포기자는 되지 않을 것 같다. 아마 미술이 버거운 당신에게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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