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책.
나이가 들면서 십년 이십년 뒤의 삶을 생각하게 된다. 한창 젊을 때는 영원히 젊을 줄 알았다. 나는 늙지 않을 줄 알았다. 나이가 들면서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고 또 인생이 영원하지 않음을 안다. 삶이 허망하면서도 또 그 허망한 한 가운데 홀가분히 있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사진 속에 주름진 얼굴로 웃는 사람들. 경제적으로 여유로우나 그 여유가 정갈하고 부지런히 삶을 가꾸어 온 자가 당당히 누리는 여유임을 알겠다. 나도 내 밥 떠먹을 귀한 수저 한 세트, 마당과 정원, 아직도 일할 수 있고 어딘가에 쓸모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죽음앞의 겸손함과 경건함으로 내 노년을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