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 현대인과 기독교의 만남을 위하여
손봉호 지음 / 샘터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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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을 접하면서 독자들은 섣불리 이 책이 존재론에 관한 철학책일거라 생각하기 쉽다. 과연 그럴까?

책의 앞표지를 보면 제목을 중심으로 위, 아래에 부연 설명이 있다. 위에는 '현대인과 기독교의 만남을 위하여', 아래에는 '현대인들에게 기독교가 왜 필요한가를 알기 쉽게 역설한 수상집'이라고 나온다. 공통된 단어가 기독교이다. 그래서 바탕에 기독교를 상징하는 십자가가 디자인되어 있다.

책의 뒤표지에 제목에 대한 답이 나온다. 인간의 삶이 불완전하기에 가급적 일찍 그리고 자주 '나는 누구인가',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물어서 인생의 길을 점검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 손봉호의 이력에서 그의 수많은 직함들 중에서 특히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이사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세계밀알연합회 이사장이 눈에 띈다. 여기서 알다시피 그는 기독교의 말씀을 전하는 사역자이자 실천가이다.

저자는 1987년 '나는 누구인가'를 출간했고, 30년 사이에 바뀐 세상과 저자의 관점을 반영해서 2018년 현재 개정판을 내었다. 

머리말에서 저자는 '현대인에게도 기독교가 필요한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비단 기독교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금 인간은 점차 진보한 과학기술로 자신과 닮은 인공지능로봇을 만드는 시대다. 어쩌면 종교가 과학기술 앞에 쓸모 없는 장신구가 되어가고 있다. 

기독교가 시작되었던 약 2천 년 전에 비해 세상이 엄청나게 변했다. 그래서 기독교의 가르침과 우리의 상황에 대한 끊임없는 재해석과 근원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기독교는 항상 새롭고 살아 있는  종교로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차례는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하나님은 과연 계시는가>
제2장 <현대인에게도 성경이 필요한가>
제3장 <현대인에게도 예수가 필요한가>
제4장 <현대인에게도 교회가 필요한가>
제5장 <세 가지 질문에 대하여>
제6장 <나는 누구인가>
제7장 <왜 사는가>
제8장 <어떻게 살 것인가>

차례를 훑어보면 1장부터 4장까지 하나님의 존재부터 시작해서 현대인에게 과연 기독교가 필요한지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5장부터 8장까지 세 가지 질문, 나는 누구이며, 왜 살고, 어떻게 살 것인지 질문을 제기한다. 차례의 흐름을 보면 기독교의 문제에서 출발했지만, 나 자신의 문제로 귀결된다. 

제1장과 제4장을 살펴볼까?

<하나님은 과연 계시는가>라는 질문에 응답하듯 '내가 믿습니다. 믿음 없는 나를 도와주십시오.'라는 기도문이 나온다.

또한 <하나님은 과연 계시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성경에서 구하고 있다. 로마서 1장 18절~21절에 수록된 성경의 구절이 인용되어 있다. 

많은 현대인들의 고민은 그들이 믿고 싶어도 믿어지지 않는 신의 존재에 있다. 그런데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관심은 역사상 늘 있어왔다. 서양에서는 철학자들이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이론적 시도를 했다.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이 참 하나님이라는 증거가 많다. 인식 대상으로 찾으려면 참 하나님은 나타나시지 않는다. 그를 믿고 의지하며 그에게 무릎을 꿇는 자들의 마음에만 그 참 모습을 보여주신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응답하듯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를 잃거나 빼앗기면,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라고 반문한다.

또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성경에서 구하고 있다. 고린도전서 15장 10절에 수록된 성경의 구절이 인용되어 있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으로는 '나'를 알 수 없고, '나'는 관계에서 태어난다. 내가 '나' 되는 것은 은혜라 할 수 있다. 내가 가진 자격, 능력, 조건과 관계없이 그런 것들을 초월한 다른 이 즉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나'가 되기 때문이다.

기독교를 믿는 저자는 하나님과 예수님의 가르침을 적어둔 성경 말씀을 근거로 현대인들이 갖는 의문에 답하고 있다. 

그런데 성경에 나오니깐 의심 없이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식의 강요는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을 펼쳐든 독자가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다. 그럼에도 기독교를 믿지 않는데 이런 책을 읽을 필요가 없어라고 단정하는 독자에게 강요 하진 않겠다.

기독교라는 종교에서 과연 하나님, 예수님 그리고 인간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이다. 성경의 주요 구절을 풀이해 놓은 해설서라고 보면 된다.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나중에 시간을 내어서 기독교 이외의 다른 종교들도 책을 통해서 접해 보길 바란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교와 문화를 이해하는 시야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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