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을 꿈꾸는 너에게 - 네가 있어야 할 곳을 끝내는 찾아내기를
박가영 지음 / 미래의창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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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보면 한국을 떠나서 외국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이웃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행이나 출장 등의 목적으로 잠시 한국을 떠날 수 있어도 아예 삶의 주거지를 옮기기란 쉽지 않다. 

그들이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속내가 궁금하다. '이민을 꿈꾸는 너에게' 라는 책에서 속시원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까?

책의 앞표지를 살펴보면, 먼저 파스텔톤의 노란색 위에 덧댄 분홍색이 눈에 들어온다. 분홍색 바탕에 그려진 삽화에는 캥거루, 코알라가 보인다. 오스트레일리아 즉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상단의 제목 '이민을 꿈꾸는 너에게' 에 앞서 '네가 있어야 할 곳을 끝내는 찾아내기를' 이 나온다. 이민을 꿈꾸는 독자에게 그 곳이 어디이든지 간에 네가 있어야 할 곳을 끝내는 찾아내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드러난다. 그 곳이 국내든 국외든.

책의 뒤표지를 보면 저자가 한국에서 20대의 가영이가 '이민'을 거쳐서 호주에서 또 다른 나, 앨리스를 찾았다. 호주 이민의 성공 스토리다. 가영이는 젊은 나이에 굳이 한국을 떠나야만 했을까? 왜?

책의 저자 박가영은 현재 호주 맬버른에서 한식 비스트로 수다와 네모를 운영하고 있는 오너 셰프다. 그는 호주로 도피성 워킹 홀리데이를 떠났다가 그 곳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는 멜버른에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과 고민들, 멜버른에서 한국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들을 책에 담았다.

책속의 삽화처럼 곳곳에 등장하는 위와 같은 사진은 사진작가 김수빈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호주의 다양한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포착해서 카메라 앵글에 담아내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호주 맬버른에서 한국의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 가까운 친구에게 조곤조곤 말하는 듯 친근한 어투다. 

책의 차례는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나, 한국이 아니라면 괜찮을까?, 2장/ 이민, 쉬울 것 같으면서도 거칠고 험난한, 3장/ 청명한 멜버른의 어느 멋진 날 이다.

1장은 저자가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회상하듯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10대와 20대는 알바생활의 연속이었다. 자그마치 25개의 알바를 전전했다. 어디를 향해 걸어가야 할지조차 몰라 난감해했다. 한국에서의 취업 전쟁을 피해 호주로 도피성 워킹홀릭을 떠났다. 

2장은 저자가 호주에 이민을 신청해서 영주권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밝히고 있다. 

이민이나 유학을 꿈꾸는 독자라면 새겨 들을 만하다. 이민의 3대 요건은 돈, 기술, 언어다. 돈은 이민을 쉽게 만들어주는 큰 요소인 건 확실하지만 돈이 없다고 해서 이민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언어로 소통하는 능력보다 점수에 중점을 둔다면 한국에서 준비하는 게 낫다. 영어 점수가 이민의 숨은 복병이 될 수 있다. 

지금 배우고 있는 전공이나 직업이 이민에 유리한지 이민 상담을 받아볼 수도 있다. 보통 평범한 사람들이 이민 가는 가장 흔한 방법은 유학을 통한 기술 이민이다.

하지만 최대한 많이 생각해보고, 최선의 결정을 하려고 노력하면 길은 있을 거라고 믿는 거야.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잖아. 이민도 다르지 않거든.
(158쪽)

저자 주변에 역이민 사례도 있었다. 역이민이란 이민한 곳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다시 고국으로 회귀하는 것을 말한다. 멜버른에서의 편안하고 여유로운 삶을 등지고 치열한 경쟁 사회인 한국으로 뛰어들려고 하는 언니를 만류하니까 그 언니는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매일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 같은데 여기서는 계속 도태되기만 해." 라고 말하면서 한국으로 되돌아갔다. 

3장은 저자가 호주 멜버른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즐겁게 들려주고 있다. 

멜버른의 가장 큰 호텔에서 조식 뷔페 담당 셰프로 일하다가 현재 두 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수다와 네모라는 상호명을 가진 레스토랑의 오너 셰프가 되었다. 

한국 나이로 저자는 36살이다. 지금의 오너 셰프로 자리매김한 저자가 있기까지 쉽지 않은 행보였다. 지나고 보니 과거의 힘들었던 일들도 추억으로 남을 수 있기에 독자들은 그의 솔직한 고백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시종일관 가까운 친구의 성공 스토리를 귀담아 듣고 있는 기분이다. 

저자의 이민 스토리에 덧붙여 그의 인생과 호주 문화도 엿볼 수 있다. 한국의 문화와 다른 호주의 문화에서 우리가 배울 점도 있다. 그래서 이민을 꿈꾸지 않았던 독자들도 한 번쯤 이 책을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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