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책을 읽고 싶었던 건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미리보기 책 속 문장의 종수 이야기 때문이었다. P.151-152 [종수랑 있고 싶어서 종수랑 살기로 한 건데, 종수는 간데없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키 크고 눈을 잘 안 맞추고 슬랙스가 잘 어울리는 어떤 어려운 여자와 롯데월드 투썸 테이블에 어색하게 앉아 있었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나도 너무 그러했던 적이 있기에얼마나 내마음이 적나라하게 담겨있을까 하는 기대와 반가움으로읽어내려갔을 때예상과 달리 남편 이야기는 거의 없고결국 여자들 사이에서 호흡하는 여자의 이야기엄마가 되었지만 여전히 딸이기도 하면서 삶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궤도를 이탈한듯 보였으나서로를 잡아 끌어 당기는 그 무언가에 의해 결국은 정상의 궤도를 찾아 도는 각각의 삶의 모습을 마주하며,가쁘던 숨이 길게 쉬어졌다. 그리고주인공 ‘나리’에게 영향력 있는 존재. ‘만조 아줌마’. 한동안 오래오래 기억날 것 같은 인물이다. 그녀의 대답하지 않음과 대답함의 그 사이가 좋았던 것 같다. 이 모든 이야기들이 굳이 코로나 팬데믹이 배경일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가도, 그 시간들이었기에 가능했던 감정선과 사유들이었겠구나 다시 끄덕이고 만다. 그 시간을 거쳐온 우리 모두이기에,, 이 소설은 모두가 읽을 수 있다. 코로나의 시간을 함께 지나온 우리. 모두 수고했다. 정말. 올 가을 겨울 사과는 유난히 맛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