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없는 사회의 교육
이계삼 지음 / 녹색평론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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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밀양에서 태어나 스무살이 될 때까지 그 곳에서 살았다.  

그리고 이 책을 쓴 분은 내 고등학교시절 국어선생님이다. 

우리는 그 분과 수업시간에 공부도 하고 시도 쓰고 이야기도 했다.  

수업시간 외에도 영화를 보고 토론도 했고 함께 신문을 만들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든 안하든 잘하든 못하든 입시는 답답했고 우울한 일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선생님이 계서서 큰 힘이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서로 낯간지러운 말은 못하지만... 

 책이 나오자 선생님은 짧은 엽서와 함께 책을 보내 주셨다. 

예전에 본 선생님의 글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그 글들은 나의 이야기였고 선생님의 이야기였고 우리의 이야기였다.  

대학에 오고나서 그리고 선생님과 연락이 뜸해지면서 사실 나도 변했다. 

고등학교 시절만큼 남을 배려하지도 않는 것 같고, 다른 사람의 아픔은 은근슬쩍 

외면하는 법도 배웠다. 책을 읽으면서 슬퍼졌다.  

책의 내용도 슬프고 변한 내모습이 우울해서  단숨에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책을 읽고나면 선생님과 함께 있던 그 때 처럼 좀 더 사람다운 생각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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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니가 알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노마드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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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은 라라피포 lot of people
수많은 사람 중 한명인, 그들의 이야기다.
 

오쿠다 히데오의 구질구질한 인생이야기는 작품 최악에서 굉장히 우울하게 그려져 있었는데
여기도 구질구질한 인생들의 이야기가 펼쳐져있다. 다만 꽤 발랄하다.
겉보기엔 발랄하지만 들춰보면 경악을 금치못할 사태도 많지만 그래도 오쿠다 히데오는 발랄하다.
그게 이 작가의 강점이 아닌가 한다.
 

 성인비디오를 찍거나 성인용바에 여자들을 꼬셔서 내보내야 하는 젊은 남자,
남편과 딸과는 이미 남과 다름없고 취미라곤 옆집 우편물이나 훔쳐보는 것뿐인 중년여자.
대인기피증이 있는 명문대 졸업생. 변태시리즈를 몰래찍어 내다파는 젊은 여자.
한때는 순수문학을 꿈꾸던 포르노작가와 노래방 아르바이트생.
뭐 이런 주인공들이 다 있나 싶지만 그들의 입장을 조금만 비틀어보면 나와 다를 것도 없었다.
상황이 다를 뿐이지 그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내가 느끼는 좌절, 우울도 결국은 같은 거니까.


 처음 읽으면서 모두 개별적인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작품속의 인물들은 모두 조금씩 엮여 있는 사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구성 정말 좋아한다. 마음에 쏙 들었다. 
처음에 여자를 꼬셔서 성인비디오를 찍는걸 보고 이런 나쁜녀석 !
하다가도 비디오에 출연하는 여자와 그녀의 엄마가 다른 이야기에서 주인공으로 나와
자기 입장을 이야기 하는걸 보면서  아.. 하고 탄식했다.
다들 인생 어딘가에는 결핍된 부분이 있다.
서로서로 그걸 자기도 모르는 새 채워주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관계를 맺기도 하고,
그렇게 살아가나보다.

 
 전반적으로 발랄한척 하는 어두운 이야기였지만 알 수 없는 홀가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차피 계속 살아가는거, 잘살아보는거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읽을 때 마다 드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 작가를 좋아한다.
잘 산다는게 어떤 것이든, 우리가 수많은 점들중 하나든 아니면 조금 더 크거나 작은 점이든, 인생은 계속된다.
주인공중 한명인 사유리가 말한다.
특별히 뭐 하나 자랑할 거라곤 없는 사람들. 그런데도 인생은 계속 되지 않는가.
이런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살아가고 있을까.
이번 책은 이 질문을 이끌어 내고 답까지 말해준다.
등장인물들은 인생을 한탄하지만 우리가 볼때 그들도 주인공이지않은가, 화려한 주인공만 있는게 아니다.
구질구질한 주인공도 있고 불쌍한 주인공도 있다. 화려해야만 대단해야만 살아갈 가치가 있는건 아니잖아.
특별히 잘난게 없는 사람이라도 그사람의 인생에서 그는 주인공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읽으면서 앞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 따위의 감상은 있을 수 없다.

다만 나는 주인공이다.
내 인생의 하나뿐인 주연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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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자란다 - 아라이 연작 소설
아라이 지음, 양춘희 외 옮김 / 아우라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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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작가의 글을 읽는다.
작가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이 글을 썼을까.
우리에게 어떤걸 바라고 있을까.
작가 아라이는 자신이 자란 티베트를 있는 그대로 봐주길 원했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티베트도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니라고.
소년은 자란다에 수록된 이야기중 하나처럼 기억에 남았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건지 정말 궁금했다.

 

작품 하나하나는 수채화 같은 느낌의 이야기였다.
연녹색이나 노을색이 잘어울리는 깨끗한 이야기들.
내가 어릴 때 읽었던 동화같은 느낌이었다.
굉장히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련하기도 하고 내 세대에서 겪어보긴 어려운 이야기지만
(작가들의 어릴때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다) 멀리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니라는 느낌들.
그게 참 좋았다.


특히 첫번째 이야기는 간단하고 짧은 내용이었지만 두 주인공의 미묘한 심리가 보여서
굉장히 천천히 읽게 되었다. 호흡이 느린 이야기는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그리고 말을 기르는 남자의 이야기도 슬프지만 인상깊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한 변화를 한편의 이야기로 잘 표현하기도 했고,
말을 기르던 남자가 너무 안타까워 발을 동동 굴렀다. 어릴때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다른 이야기들도 이처럼 호흡이 느리고 은은한 이야기였다.
책을 넓게 읽으려고 애쓰면서도 호흡이 빠르고 복잡하게 얽힌 책만 많이 읽게 되는데
오랜만에 천천히 읽는 책을 보아서 새로웠다.
전에 로빙화를 볼때도 그런 기분이 들었는데, 자주 읽지 않는 (사실 거의 읽지않는;)
중국소설이 항상 마음을 따듯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신기했다.
역시 조금 더 넓게 읽을 필요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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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망친 10권의 책 - 그리고 세상에 도움 되지 않는 5권의 책
벤저민 와이커 지음, 김근용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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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 몹시 강렬한 책이었다.

세상을 망친 책이라니.  소위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책들이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허점이 드러나거나 혹은 왜곡되어서 말그대로 세상에 나쁜 영향을 끼친 사상들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몹시 강한 어조로 책들을 비판했고 나도 슬슬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언급된 작가들이 정말 나쁜 목적이나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그런 책을 쓴 경우도 있지만,

다만 생각이 너무 치우쳐있거나 하나의 목적에 집착하다가 잘못된 생각을 하게된 경우도 많이 있었다.

치우친 생각이 불완전한 이론을 만들어내고 작가는 거기에 더더욱 깊이 빠지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기도 하고

개중에는 성장과정이 불행한 사람이 많았는데 그런 환경이 더욱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내도록 강요한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특히 밀은 지나치게 엄격한 집안에서 자라 감정이 메마른 편이었고 그의 공리주의에는 메마른 정서가 드러난다. 

 

 책 내용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 내용은 우생학에 관한 내용이었다. 수업시간에 많이 들어서 그런지

관심이 많았는데 생어의 사상에 대해서 알고보니 소름끼치게 잔인했다. 피임홍보수단으로 우생학을 사용하다니,

피임이 얼마나 중요하던지간에 사실을 왜곡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결과가 좋은게 좋긴하지만 좋은 결과가 모든 것을 정당화 시킨다는 생각을 절대 하지 않는다.

 

 두껍지도 않은 책한권 안에서 많은 내용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좀 더 넓게 볼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작가의 사상뿐 아니라 당시의 상황도 좀 더 많이 알았더라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언급된 책들을 읽어본 적이 없어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없었다는 것도 나로서는 아쉬울 따름이었다.

나쁜 책이라고는 하지만 작가들의 콘텐츠를 생성해내는 능력만큼은 인정해줘야 할 것 같았다.

또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쁜 책들이 가진 허점을 잘 이해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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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5
이권우 지음 / 그린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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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많이 읽어야지- 하긴 하는데 어떤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 지에 관해서는 그다지 생각을 안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제대로 책을 읽기 위해서 잘 안읽는 실용서를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책읽기의 길잡이 ㅋ.ㅋ 하나의 방법을 정해주지는 않지만 좀 더 책을 제대로 읽게 도와주는건 확실하다.

책읽는데 하나의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리고 정해준다고해도 난 또 나 좋을대로 읽을테니 그런건 필요없지싶다.

아 그리고 읽다가 알았는데 저자는 내가 중학교시절 우리학교에 와서 강연을 한 분이었다.

이분때문에 나는 읽지도 않을 러셀자서전(상)을 샀고 검은건 글자 흰건 종이로 어째 장수는 끝까지 구경했으나

내용은 정말로 하나도하나도 기억이 안나고 (하)권은 지금껏 사지않았다. 잊지않겠다

 

 

 작가는 초반에 사람들이 책을 왜 읽는가에 대해 말했는데, 굉장히 굉장히 공감했다.

내맘에 쏙든 대목이 몇군데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정서적 안정이다.

정신없이 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자신만의 비법이 필요하다.

책읽기는 고요함을 선사한다. 지친 일상을 살포시 접어두고 몰입할 수 있게한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다.

또 책을 읽으면서 아- 난 지식인이야 ~ 뒤쳐지지 않아 ~ 하는 만족감도 덤이고 !

 

 책을 읽어야 하는 두번째 이유는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는 능력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이 부분 역시 공감했는데 요즘 내가 읽으려는 책이 다양한 사람, 다양한 사회를 보여주는 책들이다 보니 그런 듯하다.

신도 버린 사람들을 읽으면서 그들의 고통을 다 느낄 수는 없었지만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상상이 되면서 마치 내가 그들과 함께 서있는 듯한, 혹은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본문에 이런 내용이 있다.

"상상력에 대한 사전식 풀이가 오로지 타인의 고통에 대한 이해로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현실을 잊고 이질적인 것을 마음껏 누리는 것도 의미있다. 범부가 살아가기에 현실은 너무 힘들다.

숱한 장애물이 펼쳐져 있고, 힘들게 기대어 놓은 사다리를 걷어채기 일쑤다. 함정은 많고 걸림돌은 널려있다.

그러니 현실에서 도피할 상상의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 놓으면 가지 않을 사람이 없다."

앞서 말한 정서적 안정과 다소 비슷한 느낌이긴 하지만 책이 주는 많은 것 중 내가 가장 고마워 하는 부분이다.

또다른 세상으로 나를 데려가 준다는 점. 가끔은 현실을 피하게 해주지만 가끔은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외에도 좋은 내용이 많이 있다. 책읽기는 거인의 무등을 타는 것이라고 한 대목도 마음에 들었다. 

잘 쓰인 책을 하나 읽고나면 그 사람의 지성이 나에게 쏙쏙 들어오는 듯한 그느낌 - 사실 그렇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성장하는게 사실이지 않은가.  책을 많이 읽고 무등을 타지 않아도 높이 볼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으흐

내가 좋아하는 그분처럼 ^^ 그래서 다른사람에게 무등을 태워줄 정도는 아니라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은 눈높이로 볼 수 있도록.

 

 

 정말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었는데 정작 기억에 남는건 몇가지 없지만 정말 중요한걸 알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 으흐

아무튼 ! 성질이 급해서 그동안 책을 너무 급하게 읽어왔는데 이제 그런 습관도 고쳐야겠다.

천천히 맛있는 음식을 먹듯이 꼭꼭 씹어서 냠냠냠 ^^ 그리고 인용된 책들을 보면서 읽고 싶은 책이 많이 생겼다.

공지영씨 책도 보고싶고 작가의 또다른 책들도, 그외에도 많은 책들이 인용되어 있는데 모두 양서일듯 하다.

그나저나 일단 할일이 생겼다. 러셀자서전을 다시 읽어야겠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책인거야 ㅜ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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