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 플레이 프로젝트 -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 때문에 억울하고 화가 나는 전 세계 수많은 여성들의 삶을 실제로 바꾼 놀라운 실험
이브 로드스키 지음, 김정희 옮김 / 메이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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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기 전에는 결혼이 인생을 바꾼다는 말에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 결혼 후에도 딱히 느끼지 못하다가 아이를 출산하고 나니 왜 그런지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육아도 집안일도 내 몫이 되는 순간, 나는 점점 사라져 가는 느낌이 들었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엄마라는 존재만 있지 나는 없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뭘까? 육아에 영혼을 갈아 넣고, 집안일에 온몸을 바치니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한다. 잘 생각해 보면, 남자들은 결혼을 하기 전이나 후나 동일하다. 집에서 밥 먹고 회사 가서 일하고. 여자들은 결혼 전에는 엄마가 해 주는 밥 먹고 회사 가서 일했다. 하지만 결혼 후에는 밥을 해서 먹어야 하고, 회사 가서 일을 하고 싶지만 출산 후에는 그것도 어려워진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출산, 그리고 그 이후에 벌어지는 집안 일과 육아에 대한 분배다.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이 난 우리나라 엄마들만 이런 고충을 겪고 있구나 싶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니 미국의 엄마라고 다를 게 없었다. 유교사상이 가득한 남자와 사니 집안일은 함께하는 것이 아닌 도와주는 걸로 인식하는구나 싶었다. 사상과 상관없이 미국 아빠들도 똑같았다. 그냥 남자들은 집안일은 여자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이었다. 아주아주 옛날에는 남자들이 사냥을 해와서 먹고 여자들이 아이를 돌보며 음식을 해먹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자들도 돈을 벌고, 아이 낳는 것 빼고는 남자와 여자가 동일한데 왜 생각은 예전이랑 똑같은 건지. 책 초반에 남자들이 가사노동에 대해 바라보는 생각이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것을 읽고 나니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된다.

이해는 이해고, 여자들에게도 아내가 필요하다고 할 만큼 여자들이 자잘한 일들을 다 처리해 주니 남자들이 편하게 바깥에서 일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남자의 시간이 집에서 일하는 여자의 시간보다 더 귀중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똑같이 시간은 귀중한데, 여자들 역시 남자들의 시간이 귀중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이야기의 시작부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런 큰 문제에서 저자는 남편과 아내가 서로 페어플레이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집안일들을 적어두고, 남편과 함께 공정하게 나누어서 하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바꾸기도 하고, 조절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저자가 제안한 100가지의 집안일 카드 중에는 문화적인 차이 때문인지 실행하기 어려운 것들이 보였다. 그래서 나만의 페어플레이 카드를 만들고 남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면 어떨까 싶어졌다.

측정할 수 있어야 관리할 수 있다.

'페어플레이 프로젝트' 36페이지

집안일은 측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정말 자질구레한 일들이 많기에 그 일들이 나의 시간을 옥죄기도 한다.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이 이 때문에 미뤄지기도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남편과의 업무 분배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집안일들에 관한 측정이 첫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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