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과 싸운 사람들 - 일상의 혁명가
이재광 지음 / 지식갤러리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상식과 관련된 논의는 대부분 “상식 수호” 의 맥락에서 이루어진다.

상식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상식에 대한 얘기가 주로 누군가의 잘못이나 비난을 함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상식에 대해 상호간에 언쟁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상식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발견하게 된다.

상식은 무조건 옳은 것이며 따라서 지켜야 할 것 이라는 인식이다.

상식의 내용을 따지기전에 무조건 상식 그자체가 옳다고 보는 시각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상식과 관련된 혼란은 한쪽에서는 상식은 진리이며 지켜야 할 대상으로 보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상식을 오히려 파괴의 대상으로 여긴다.

 

인간은 하나의 사회인으로 성장하면서 사회의 규범과 규칙, 관습등 큰 의미에서의 문화를 받아들인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몇가지 의문을 갖게 된다. 규범,규칙,관습은 인간의 외부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가,

많은 학자들은 특히 상식이란 것이 사회의 특정세력이 만들어낸 편견이나 이데올로기일 수 있다는 사실에 점점 더 주목하고 있다. 사회의 지도층이 자신의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상식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통해 대중을 지배하려 하는 것이다. 그 시도의 발원지가 누구이며 어디인지 알기 힘들다는 점에서 상식을 통한 지배는 매우 교묘한 인간의 지배방식으로 여겨질수도 있다.

 

과거의 상식은 새로운 상식으로 대체된다. 방식은 다양하다. 사회전반의 변화와 함께 대중의 의식이 조금씩 바뀌며 신구상식의 교체가 이루어지는 게 보통이다. 때로는 일부 기득권층의 저항으로 변화가 지연되기도 한다.

상식의 이같은 속성을 일찍감치 파악한 많은 선각자들은 상식을 부정적으로 본다.

상식이 편견이고 창조의 장애물이라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 것일까? 싸워야하고 파괴해야하고 바꿔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발전하는 것이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상식을 파괴의 대상으로만 본다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너도 나도 상식을 깨겠다고 나선다면, 그래서 모든 상식이 깨진다면, 이 사회는 대혼란이 된다.

선구자들도 이 사실을 모를리 없다.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그들이 깨자고 한 상식은 부정적인 상식, 즉 편견이나 도그마, 허위의식의 성격이 강한 상식일 것이다. 하지만 그 역시 쉽지 않다.

모든 사회는 혼란, 심지어는 그 조짐조차 거부하는 성향이 강하고, 상식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사회로부터 배제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무자비한 처벌을 받을수도 있음으로 상식과 싸운다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인물들은 상식과 싸웠다. 이들이 싸운 상식은 대부분 부당하다고 생각하기에 충분한 근거를 갖는다. 우리는 그들이 고통을 겪으며 역사에 기여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들이 싸웠던 많은 상식중 일부는 결국 깨지고, 또 상식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길을 가며 후손에게 남다른 예술과 철학을 남겨 주었다는 점에서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한다.

상식과 비상식, 몰상식에 대한 논의가 난무하는 요즘, 그들은 우리에게 받아들여야 할 상식과 거부해야 할 상식, 그리고 그것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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