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의 강역을 밝힌다
윤내현 외 지음 / 지식산업사 / 200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동북공정으로 중국의 역사침략이 진행되는 가운데 그 어느때보다도 한국고대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이에따라 대중서도 많이 출간되고 있다.

 윤내현 교수의 <<고조선 우리의 미래가 보인다>>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대중서가 없던 고조선 분야에서도 몇권의 저서가 출간되었는데 성삼재의 <<고조선 사라진역사>>, 이덕일의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 그리고 이 책 <<고조선의 강역을 밝힌다>>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학계의 고조선 전공자들이 집필한 책이란걸 감안할때 다른 책과는 비할 수 없는 전문성을 갖춘 뛰어난 책이라 할 수 있다. 


 고조선의 강역을 밝히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저자의 말대로 고조선의 강역이 먼저 밝혀져야 어느지역까지 우리 민족으로 볼 수 있는지가 확인되고, 고조선의 뒤를 이어 건국된 만주와 한반도의 국가들이 한민족의 나라인지 아닌지가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의 가치를 꼽는다면 먼저 학계에서 이견 차이가 커 공동집필이 어려워보이던 고조선 분야로 세명의 전공자가 공저를 내었다는 점을 먼저 들 수 있을것같다.


 윤내현교수는 <<한국고대사신론>>(1986), <<고조선연구>>(1994), <<고조선 우리의 미래가 보인다>>(1995)에 이어 네번째로 고조선 책을 내었고 하문식교수는 <<고조선지역의 고인돌연구>>(1999)에 이어 두번째 책이다.


 고조선 문헌사학 전공의 윤내현교수는 문헌고증을 통해, 한국고대사 전반에 걸쳐 복식 연구로 많은 연구를 해온 박선희교수는 복식재료를 통해, 고조선 고고학을 전공하는 하문식교수는 고인돌 연구를 통해 고조선의 강역을 추정한다.

 이렇게 저자들은 세부전공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자료로 고증했음에도 고조선의 강역이 만주와 한반도를 모두 포함했다는데 같은 결론을 내고 있다. 


 제1장에서 윤내현 교수는 한국과 중국의 문헌에 나오는 관련기록 확인과 고고학 자료의 보강을 통해 고조선의 영토가 한반도와 만주의 전 지역이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삼국유사>> 고조선조에 기록된 평양성-백악산아사달-장당경-아사달로의 도읍이동을 중국문헌에 나오는 ‘험독’ 지명 고증을 통해 고증한다.


 제2장은 박선희교수의 가죽, 모직물, 마직물, 사직물, 면직물 등 한반도와 만주지역에서 사용한 복식재료를 바탕으로 한 고조선영역 연구는 학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새로운 연구방법으로 관심을 끈다.


 제3장에서 하문식교수는 고인돌을 통해 고조선의 강역과 사회상을 밝히고 있다. 여기서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점은 알려진것처럼 만주와 한반도 전지역에 분포된 비파형동검이나 복식재료와는 달리 고인돌은 요서지역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서지역과 요동지역을 다른 문화권으로 분류하고 요서지역은 우리민족의 활동무대가 아니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는데 저자는 이 부분을 어떻게 해석할지가 궁금했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 동북3성과 북한지역 고인돌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는 어디를 둘러봐도 큰 돌이 없고 대부분 황토가 쌓인 요서지역의 지세를 주목한다. 고인돌을 축조하여 무덤으로 이용하던 고조선 사람들은 요서지역에 큰 돌이 없기 때문에 당시의 중심적인 묘제였던 고인돌을 만들 수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요서지역의 움무덤이나 돌널무덤에서 발견되는 청동유물은 요동지역에서 발견되는 청동기와 그 성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고조선의 강역은 비파형동검이 출토되는 요서지역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고조선의 강역문제만이 아니라 고조선의 역사, 문화, 사회모습 등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책을 읽고나니 좀처럼 대중서가 드믄 고조선 분야에서 모처럼 학계의 연구성과를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 출간된것 같아 글을 남겨본다.

 앞으로 학계에서 이런 고조선 대중서를 많이 출간하여 고조선에 대한 대중들의 갈증을 씻어주길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