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빛 - 나만의 서점
앤 스콧 지음, 강경이 옮김, 이정호 그림, 안지미 아트디렉터 / 알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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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는 정말 서점을 갖고 싶어"

"..."

"여보~ 서점 운영하면 정말 밥벌이 안될까?"

"..."

"뭐라고 대답 좀 해봐!!!" (이쯤에서 나는 이미 버럭질을 시작한다)

"답을 알면서 굳이 뭘 물어~"


몇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나누는 나와 남편의 대화이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서점주인이 되는 것이 커다란 꿈중 하나였었는데, 그 꿈을 이룰 방법을 찾지 못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로 몇개의 인터넷 서점이 크게 활성화되어 있는 탓에 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대형서점은 말할 것도 없고, 소규모의 서점들도 점점 문을 닫는 실정이다. 하기는 나부터도 세일가격과 편리함이라는 핑계로 인터넷 서점을 주로 이용하는데, 말해 뭐할까?


이 책을 받아들고서 가장 좋았던 것은 바로 책이 '예쁘다'는 것이었다. 

아기자기 꾸며친 책의 종이의 질감과 판형이며 포함된 일러스트레이션들까지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그런 예쁜 책이니까. 그런데, 슬슬 읽어내려가다보니 분명히 이 책을 읽은 기억이 있다. 내가 이 책을 대체 어디서 읽었을까? 라고 궁금해하다가 내 책장을 뒤져보고는 답을 찾았다. 18 bookshops 라는 제목으로 분명히 동일한 책이 내 책장에 꽂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어 책이 제목만 가지고는 책내용을 유추해보기 힘들게 되어 있다면, 영어책은 딱! 답이 나온다.

18개의 서점에 관한 얘기구나! 이 책은 그냥 서점이 아닌 미국과 유럽의 고서점 18개에 관한 책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저자가 미국과 유럽의 고서점을 방문하면서 그 서점들을 소개한 책이다. 나처럼 책 좋아하고, 서점가기 즐기는 사람에게는 마치 여행 안내서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안타깝게도 이 고서점들도 모두 현존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전에 보게된 티비의 모 여행프로그램에서 여배우가 그렇게 얘기했었던 것 같다. 

그 나라 사람들이 몇백년된, 천년이 넘은 유적지들 사이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듯이 한국도 옛것들을 그대로 두었으면 좋았었겠다는...

나는 그 여배우의 독백같은 그 말을 들으면서 한국에서 사라진, 그리고 유럽과 미국에서 사라졌거나 사라져버린 고서점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편리함이 전부는 아닐텐데...우리 곁에 오래된 서점들 좀 남겨두었으면... 그래서, 내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나중에 책은 기기로만 읽고, 인터넷으로만 구매하는 컨텐츠가 아닌

추억이 서릴 수 있는 장소에서 종이책으로 구입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더해갔으면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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