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oved - 늙지도 어리지도 않은 이상한 나이
김수린 글.사진 / 엘컴퍼니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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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지인과 잠시 요즘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정치 경제로 시작된 이야기는 어쩌다보니 요즘 한국의 아이들 (나와 지인은 어느 순간부터 10대 후반이나 20대는 아이들이라고 부르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졌다, 슬프게도...)이 얼마나 자신의 삶을 일찍 계획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 나이였을 때보다 똑똑한가로 흘러갔다.  


이 책의 저자도 그런 '아이들' 중 한 명이 아닐까 싶다.  요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의 어린 나이에 카메라를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난감으로 생각하고, 불과 15세라는 나이에 혼자 뉴욕으로 떠나 유명한 디자인 학교에 입학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한 그녀의 배포에 놀랍기도 하면서, 솔직히 크게 부러움을 느꼈다. 그 자신만만한 비젼에...

7세라는 나이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의 언어를 쓰는 방법과 읽는 방법을 배우느라 한창 바쁘고, 먼 미래는 그저 '대통령이 되고 싶어요', '아이돌이 되고 싶어요' 등의 어쩌면 허무맹랑한(!) 꿈들로 가득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당차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만드는 저자는 그런 일반적인 기준에서 보면 거의 자신의 인생 전부의 시간동안 자신이 뭐가 되고 싶은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렇다면, 내가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과 시간을 들였나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다. 

극도의 자신감으로만 똘똘 뭉쳐있을거 같은 이 책은 사실 밝고 행복하며 생동감이 넘친다는 느낌보다 버겁고 힘들며 우울함과 슬픔마저 느끼게 한다. 그녀의 사진들이 내게 주해준 느낌에 비해 그녀가 전하는 얘기가 길거나 충만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젊다.  21세에 냈다는 첫책에 이은 두번째 책일 뿐이고, 그녀가 앞으로 살아갈 날은 많다.  그러므로, 스스로는 20대 후반의 자신의 나이가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인 것처럼 느껴질테지만, 그녀가 내 나이가 되고...혹은 더 나이가 든 다음에 자신이 이루어냈던 것들을 뒤돌아 보는 기회를 가진다면, 아마 분명히 이 책이 그녀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과거의 한토막이 되지는 않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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