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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사단장 죽이기 - 전2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평점 :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를 읽었다.
내가 하루키의 소설을 처음 접한 책이다. 작가의 대표작은 아니지만 어딘가 묘하게 끌림이 있었다.
오랜만에 간 서점에서 이 책을 사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놀란점이 있다 단순히 성적 묘사라곤 할수 없는 성관계가 꽤 많이 소설 중간중간 등장한다.
그리고 이 책에만 한정되는지 작가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으나 자동차, 위스키, 클래식, 재즈 음반이 자주 언급되고 등장한다. 주인공과 다른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입체적으로 묘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뭐 여자는 작고 아담한 차를 타고, 남자는 크고 투박한 차를 탄다는 스테레오 타입 등등... 위스키 또한 마찬가지이다. 난 차와 위스키에 관해선 아는 것이 별로 없기에 넘어가겠다. 작품에서 나온 클래식과 재즈 음반을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 더 몰입이 될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문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만 하루키의 소설을 처음접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책에 대한 지식이 얕고 좁은 독자일 뿐인 나로서도 감히 하루키라는 작가의 문체에 대해 비판할수는 없을듯하다.
한 마디, 딱 짧은 말로만 하자면(어디까지나 주관적이고 기사단장 죽이기에만 관해서이다, 옮김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나를 몰입시키고 친근하면서도 어느 순간 심오하고 뭔가를 깊이 표현하고 싶어 하는듯 했다.
표현하다보니 한 마디보다 길어졌지만 그냥 한 귀로 흘려보내라 난 평론가가 아니니깐.
스토리에 관해 이야기 하자면
전체적으로 여러 이야깃거리가 등장한다. 미스터리한 구덩이, 그림, 난징 대학살과 역사에 관한 이야기, 혈연, 꿈
작가가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지 나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앞서 서술하지 않은 이야기를 포함해 이러한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들이 한데 섞여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책의 약 1200페이지가 완성된다. 확실한 주제와 메세지를 전하는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딱히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여러가지 사건을 겪는 주인공, 주인공에게 조언을 주는 기사단장, 유복한 백발의 미스터리한 매력적인 멘시키씨, 4차원에 이해하기 힘든 소녀인 마리에 , 베일에 쌓인 친구의 아버지 아마다 도모히코에 여러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입체적이고 정말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잊을수 없는 캐릭터들이다. 나는 앞으로도 가끔씩 등장인물들이 생각날 것 같다. 그리고 하루키라는 작가에게 크게 관심이 생겼다.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다루는 주제와 메시지가 명확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결코 가벼운 분위기의 책이 아니다. 약 1200페이지 라는 가볍게 읽을 수 없는 분량이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명성이 드높은 작가, 여러 매력적인 등장인물들, 현실과 비현실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경험하고 싶다면 추천하겠다.
마지막으로 인상깊었던 문장을 인용하며 마무리 하겠다
˝눈에 보이는 것이 좋아요 . 눈에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정도로.˝
작중에서 아키가와 마리에가 한 말이다. 애매모호하고 뜻을 잘 알수없는 아키가와 마리에를 잘 표현하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만큼 보이는게 좋다니, 재밌지 않나. 이해하기 힘든 사춘기 소녀가 잘 느껴진다.
˝우리는 저마다 드러낼 수 없는 비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작중에서 주인공이 서술하는 문장이다.
각자 말 못할 여러가지 사정과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느껴지는 문장이다. 어쩌면...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일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