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이것이 불행이라는 것이구나. 이 말은 책의 결론입니다. 다짜고짜 결론부터 튀어나오니 놀라실 수도 있겠네요. 생뚱맞지만 저는 <환상의 빛>은 주인공인 유미코가 환상의 정체를 찾는 여로형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이야기하면 주인공인 유미코는 25살에 남편 이쿠오를 만나 아이를 갖게 되고(남편을 처음 만난 건 초등학교 때지만 이 부분은 넘어가겠습니다.), 행복을 꿈꾸지만 이쿠오는 아이를 출산하고 3개월 뒤 철로에서 전차에 치여 자살해버립니다. 슬픔과 당혹감, 그리고 자살의 이유를 모른다는 두려움과 의문스러움 속에서 3년을 보내고, 28살에 세키구치 다미오라는 남자를 만나 유미코는 재혼을 하게 됩니다. 세키구치 유미코가 된 것이죠.
재혼의 과정을 거쳐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유미코는 일상의 행복감을 느끼지만 전남편 이쿠오의 환상에 빠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남편의 자살은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었죠. 그러나 인생 속에서(중요한! 경험!) 유미코는 남편의 환상을 보는 것이 불행이라고 깨닫게 됩니다. 재혼하길 잘했다고 느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