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문학이 필요한 시간 - 나를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수상한 책처방
문화라 지음 / 빌리버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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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다섯권 좌우의 책을 읽는다.

분야 상관없이 끌리는 책을 고르게 되는데 인문학 학도였다는 이유때문인지는 몰라도 소설책  한 권은 필수로 독서 리스트에 넣곤 한다. 그렇지만 정작 책을 읽기 시작하면 부동산, 주식이나 자기계발 도서에 먼저 손이 가고 그다음 철학, 심리학과 육아도서, 맨 마지막에 소설책을 집어든다.

소설책을 읽는다는 것은 나에게 달밤 산책같은 것이었다. 생존에 필요한 경제도서나 심리학 도서는 목차를 보고 필요한 부분만 읽기도 하고 점핑해 읽기도 하며, 설명서를 읽듯이 훑기도 하지만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과 몰입을 해야 하니까. 어떤 지식이나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라는 뚜렷한 목적도 없다. 달빛 아래 어둠 속을 산책하는 자의 마음처럼 한걸음씩 앞으로 느긋하게 걸어갈 뿐이다.

이건 추상적인 표현일 뿐, 실리적인 사람들이 '그래서 대체 왜 문학이 필요한지"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아마 깊은 침묵에 빠질 것 같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진지하게 이 질문의 답을 고민해왔다.

그러다 문학에 입문하려는 이들에게, 문학의 효용성에 의문을 가지는 이들에게,  문학을 어렵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친절한 지침서같은 책을 읽었다. 바로 문화라님이 쓴 [다시, 문학을 읽는 시간]이다.

 

@책 표지

이화여대 국문학과를 나오고 책을 좋아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읽는 사람이 되길 택한 문화라님은 오랫동안 독서모임을 이끌어오다가 주위에서 문학 책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들을 알게 된 뒤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책에서 문학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다섯가지를 꼽는다.

공감능력을 쌓기 위해,

인간과 세상을 배우기 위해 ,

백신과도 같은 역할,

인간의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

시대의 흐름을 읽는 힘.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확하게 문학의 효용성을 표현한 것에 누구보다 공감하게 됐다. 한 인생은 거대한 우주처럼 많은 것들을 담아낼 수도 있고 바늘구멍처럼 작은 것도 용납할 수 없을만큼 좁을 수도 있다. 그것은 부의 축적 여부나 학력 여부와 무관한 마음의 일이다. 문학을 읽으면 나와 타인, 인생과 세상에 대해 , 그리고 어떤 관념이나 세계관을 나의 마음에 담아내게 된다. 그렇게 마음이 넓어지고 다양한 빛깔을 띨 수 있게 된다.

저자는 문학 책을 많이 읽은 리더(reader)답게 읽을만한 좋은 소설들을 추천한다. 나도 이 책을 읽고나서 읽고 싶은 소설 열 작품 정도를 따로 표기해두었다. 노벨문학상, 카프카문학상,이상문학상 등 국내외 유명한 문학상들을 소개하고 연도별 수상작 리스트들을 적어놓은 것도 좋았다

@수상작 리스트는 생각날때 한번씩 꺼내볼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시종 성실하고 친절한 목소리로 자신이 문학을 사랑하게 된 이유,문학의 효용성 다섯 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책이 읽기 어려운 이유, 소설책을 읽는 팁, 좋은 소설 추천,국내외 문학상과 수상작 등 문학 입문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 읽고 나면 달밤에 산책하듯 괜찮은 소설 한 권을 집어들고 차분하게 읽으며 내가 서있는 지금 이 세상과는 완연히 다른 세계에 초대받거나,혹은 지금 온 힘을 다해 머물고 있는 이 시간의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되는 경험을 하고 싶어질 것이다.

살아있는 인간은 여전히 이야기가 필요하고, 우리의 옆에는 언제나 각자를 위한 소설이 있다. 책 속 주옥같은 한 문장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문학이 진짜 빛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소설은 구체적인 상황과 인물을 설정해 독자로 하여금 나와 타인의 역할을 바꾸어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줍니다. 소설을 읽다가 만약에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이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했을까를 자연스럽게 생각해 본 적이 한번쯤 있으실 겁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일을 가능케 해주는 게 바로 문학 역할 중 하나입니다. 작가는 구체적인 문제 상황을 독자에게 제시해주고 우리로 하여금 문제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보게 합니다. 인간과 세상에 대해 질문을 하고 답을 찾아가는 일, 문학 읽기를 통해 우리가 누려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52-53페이지, 2장 <다시 문학이 필요한 시간>중에서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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