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의 힘 - 돈보다 운, 상위 1% 운의 비밀 운 시리즈
박성준 지음 / ㈜소미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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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 너무 힘들어서,(지금은 대체 뭐가 그리 힘들었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그때는 힘들어서 타로점을 본 적이 있었다.

타로점을 봐주는 언니가 카드를 펼치기도 전에 눈물을 질질 짜면서 '언니, 좋은 거에요? 나쁜거에요?'하고 물었는데 언니가 펼치려던 카드를 내려놓고  '이 카드 한장에 올인하지 말고 너를 믿으라'는 뉘앙스의 가르침을 늘여놓았다. 손님도 없고 한적해 보이는 그곳에서 오랫동안 염색을 하지 않아 머리 뿌리부터 엄지손가락 한뼘 정도는 검고 그 밑에서부터는 푸석푸석한 금발 머리를 늘어뜨린  언니는 서랍 밑에 있던 김밥을 꺼내 내게 주었고, 나는 그 김밥 한줄로 허기를 채운 뒤 타로점집을 나왔다.

그날 내가 뽑았던 타로카드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는 지금도 전혀 궁금하지 않다. 그 언니에게 한없이 고마웠을뿐.

운이든, 팔자든 나는 믿지 않고 살아왔다. 나쁜 일이라는 것이 길 지나던 미친 개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옷 소매를 무는 것일수도 있고 비오는 날 지나가던 차 바퀴가 웅덩이를 밟으며 내 바지에 튀긴 물같은 것이 아닌가. 중요한건 그런 나쁜 운이 아니라 그 순간을 대처하는 나의 마음태도와 자세일테니 난 항상 내 자신에게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침 친구가 카톡으로  '운 좋은 사람들의 비밀'이라는 텍스트의 링크를 보내줬는데, 잠이 덜 깬 상태로 링크를 클릭하면서 얘는 운을 믿나, 궁시렁거렸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문득 주위에 운 좋다고 느껴지는 사람들 얼굴이 떠올랐다. 20대때는 몰랐지만 30대가 되어 나름의 산전수전 겪어보니 꼭 나만 믿고 뭐든 열심히 하겠다는 '애씀'이 스스로도 짠하고 과해보일때도 있더라고. 올리막길을 인상 찌푸리고 이를 악물고 계속 올라가다보면 얼굴에 주름이 지기 십상이지, 물처럼 자연스럽게 사는게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려면 가끔 바람도 타고 파도도 타듯 '운'도 타는 느긋함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제서야 내 운은 어떨까, 돌아보게 됐고 [운의 힘]이라는 책을 읽게 됐다.

 

 

 

풍수건축가이자 역술가인 박성준님은 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어떤 유형의 천성과 기질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사람이 어떤 특정 '공간'에서 어떤 '사람'과 어떻게 지내느냐는 잘 변하지 않는 '나라는 사람'의 의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그 의식, 잠재력과 기운이 변하면 인생이 바뀐다.

이렇듯 진정한 운이란 지금, 이 순간, 오늘의 내 생각과 행동과 선택이 켜켜이 쌓여 천천히 다가와 한순간 폭발적으로 커지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트이게 해주는 것이다.

-프롤로그,  [나의 운을 단련하여 세상 속에서 당당하게 행복하라]중에서

난 솔직히 처음에 읽고 아리송했다. 뒷페이지를 차분히 읽다가 운에 대해 설명하는 또 다른 글을 봤다.

운이 좋다는 것은 억지로 힘을 주고 무리해서 애를 쓰지 않아도 물이 흐르듯이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몸과 마음이 저절로 집중이 되어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고 좋은 결과와 인연을 만들어낸다. 운이 좋을 때는 마음에 산만함이 없고 정신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상태가 된다. 그리고 어떤 특정한 것에 끌어당겨지며 의식이 되지 않는다. 운이 좋으면 이렇게 크게 불편함이 없다. (186페이지 참조)

나는 애쓰면서 사는 편이라 운이 좋은건 아니었네,중얼거리게 된 대목이었다. 살다보면 코피 터지게 밤샘을 하며 노력을 해야 하는 시기도 있고,힘을 좀 빼고 푹 쉬거나, 누려야 하는 시기도 있을것이니 이런 시기들이 찾아올때 몸을 맡기고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그 일들이 이루어지게 해야 하는데 빨간 천을 본 투우처럽 눈을 부릅뜨고 긴장을 늘 놓지 않으려 하니 나는 운과 무관한 삶을 살아온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인성교육을 받는 느낌도 들고 (기분 나쁘다는 소리가 아니다. 인성교육은 평생 받는게 맞는 것 같다.상대가 누군인지가 중요할 뿐.) 인생에 대한 고급진 통찰 수업을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운이라는게 그렇게 신비한 건 아니네 싶으면서 소중하게 내 운을 다뤄야겠다고 무릎을 찰싹 치면서 깨닫게 됐다.

 

 

저자는 운은 돈으로 바꾸거나 무슨 술수를 써서 한순간 바뀌는 게 아니라고 한다. 내가 살아온 날의 태도,행동,마음가짐들이 차곡차곡 쌓여 어느날 비를 몰고 오는 구름처럼 나를 향해 오는 것이다. 관상 is science라는 유행어처럼 좋은 운을 가진 사람은 공짜로 얻은 것이 아니라 평소 그 사람이 쌓아온 성적표라는 것을 기억하자.

이제부터라도 운을 바꿔가면 되는 것인데 저자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공간을 대하는 방법 등 다양하게 운이 좋아지는 비결을 설명해주고 있다.

여전히 좋은 운을 가능케 하는 주체는 '나'자신이다. 타로점을 보는 언니는 주체인 '나'의 힘에 대해 가르쳐줬다면 [운의 힘]의 저자는  무작정 자신만 믿는것도 겸손이 아닐수 있으니 주위사람, 공간, 산과 바람과도 겸상하며 물같이 자연스러운 내가 되는 과정을 알려주었다.​ [끝]

 

 

운이 좋다는 것은 억지로 힘을 주고 무리해서 애를 쓰지 않아도 물이 흐르듯이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몸과 마음이 저절로 집중이 되어 쓸데없는 일을 하지 않고 좋은 결과와 인연을 만들어낸다. 운이 좋을 때는 마음에 산만함이 없고 정신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상태가 된다. 그리고 어떤 특정한 것에 끌어당겨지며 의식이 되지 않는다. 운이 좋으면 이렇게 크게 불편함이 없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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