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균형이 잘 잡힌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가 쓰고 싶어 하는 내용과 독자가 보고 싶어 하는 내용이 정말 적절하게 배합되고 배치된 기분이었어요. 씬 장면이 생각보다 많고 분량도 길었는데 그게 너무 과하지 않아 보여서 필력이란 게 바로 이런 거지, 싶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외전. 분량도 본편 만큼 많은데 내용도 벅찰 만큼 좋았습니다.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건 이진이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이었던 것 같아요.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정말 훌륭한 이야기 한 편이었습니다.
전작 반대가 끌리는 이유를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구입했습니다. 잠깐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었지만 해수가 차 안에서 진짜 연인과 대화하는 장면은 유난히 오래 기억에 남았었던 것 같아요. 살짝 투정을 부리는 듯한 그 대사가 아직도 기억이 날 정도니까요. 그래서 더 그 속사정이 궁금했어요. 어떤 사람과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모습으로 만나고 있을까, 하는. 배우와 재벌이 등장하는 소설임에도 큰 사건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게 좋았고, 서로 다른 사람이 함께 하는 과정이니만큼 두 사람의 사이는 마냥 순탄하지 않아서 그 균형이 잘 잡혀 있었던 것 같아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