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돌아간 제돌이
핫핑크돌핀스 지음, 박주애 그림 / 두레아이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의 이기심은 어디까지 일까?

아니 나의 지극히 이기적이고 나만 아니면 그만이라는 그 생각은 어디까지 일까?

언젠가 일본이 고래들을 무차별 포획하는 과정에서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것이 언론을 탄 적이 있다.

그때 그들은 연구목적이라는 이름하게 잔학한 살상을 저질렀고, 그린피스는 그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된다며 강력하게 이야기했었던거 같다. 그때 그 장면을 보면서 일본을 얼마나 욕했던지, 그러면서도 참 머리좋은 인간들이라고 연구목적이라는 이름을 붙여버리면 그 모든것에 명분이라는 것이 생긴다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런 그들을 욕하면서 그 다큐를 보았었는데, 최근 제돌이 이야기를 다큐에서 다루기 시작했다.

남방큰돌고래.. 우리는 쉽게 볼 수 없는 이들은 따뜻한 바다에서 살기 때문에 북방한계선이 제주도라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신비롭게 희귀한 모습이 어느사이엔가 작은 수족관에 갖혀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저들의 모습에 신경쓰지 않았고, 그저"우와~~~~" "이야~~~~"를 연발하며 그들이 하는 묘기, 그들이 튀겨내는 물방울에 탄성만 질러대기 바빴었다. 정작 드넓은 태평양을 누비며 다니던 그들이 작은 수족관에 갖혀 받을 스트레스는 신경쓰지 않았던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그들의 시선에서, 제돌이의 시선에서 써내려간 책이다. 

제돌이를 의인화해서 써내려간 이 책은 유아들이 읽기에는 상당한 글밥을 자랑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초등학생만을 위한 책도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내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또 나혼자 다시 천천히 읽으면서 얼마나 울컥했는지 모른다.

제돌이가 그물에 걸린 친구를 구하기 위해 해녀에게 도와달라는 모습에 해녀가 그 모습을 눈치채고 그물을 잘라내주는 모습에서 울컥한 나는 읽어주는 내내 목이 메이고 먹먹해서 혼이 났었다.

나는, 사람은 자유롭기를 바라고, 구속되는것을 지극히 싫어하면서 왜 그리도 사람이라는 종족은 잔인하고 살벌한지..

제돌이를 가둬둔 그 사람들은, 그물에 걸린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수족관에 팔아넘기는 그 사람들이 잘못일까?

아니면 그런 돌고래가 잡히면 자신들에게 연락해달라고 말한 업체측이 잘못된 것일까? 난 그 모든 사람들이 생명의 존중이 없는, 그저 돈벌이 상대로 이들을 대했다는 것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이 책은 제돌이가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친구들과 함께 다시 제주 바다로 돌아가는 이야기이다.

등 지느러미에는 위치추적기를 달고 그들이 누빌 넓디 넓은 바다 속에서 다시 찾은 자유를 누리길 바래본다.

핫핑크돌핀스가 만든 노래들과 더 읽을 거리를 통해서 그들이 받았던 훈련, 그들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등이 기록되어 있어 아이로 하여금 작은 실천을 할 수 있도록, 또는 스스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실천을 생각하고 정할 수 있도록 유도해 줄 수 있어서 아이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동물에 대한 사랑을 가르칠수 있었고,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였다.

요즘 많이 삐뚤어질테닷!을 실행하는 아이여서 질문을 하면 듣기에 나쁜 말만 골라서 하는 꼬맹이지만 그런 꼬맹이에게 평소에도 벌레를 죽이면 안되고 동물을 괴롭히면 안된다고 가르쳐왔기에 아이의 여리고 순한 심성에 많은 자극이 되었을것이라 생각한다.

조금더 어릴수록, 하지만 엄마의 말뜻을 알아듣는 나이라면 이 책을 엄마가 읽어주고 많은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다큐에서 다뤘던 중국 원숭이 학교 이야기라든가, 아니면 우리나라에서 공연하는 많은 원숭이들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 늦기 전에, 아이가 그게 뭐 어때서..?라고 생각하기 전에 함께 읽고 생각하는 마음을 넓힐 수 있는 시간이 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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