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현재 우리나라 아이들의공부 기본기를 말하자면 크게 부족한 상태이다. 집중력도 읽기 능력도 사고력도 만족하기 힘든 수준이다. 물론 3가지를 고루 갖춘 아이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살펴보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무분별한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산만한 아이들이 넘쳐난다. 요즘 식당에 가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영상을 보여주고 어른들은 편하게 앉아 수다를 떠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은 아이들을 산만하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다. 화려한 색감, 빠른 전개, 재미있는 스토리 등으로 무장한 자극적인 영상에 길들여진 아이들이학교 수업에서 만족을 얻을 리가 없다. - P66
정답 중심의 공부는 성공 확률이 매우 낮다. 정답은 항상 하나이기때문이다. 대부분의 시험에서 정답은 보기 5개 중 1개이다. 보기 5개중 4개는 오답이다. 보기 5개 중 1개의 정답을 고르는 객관식 시험에서 성공할 확률은 20%에 불과한 반면, 실패할 확률은 80%나 된다.
이처럼 정답 중심의 한국식 공부는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실패를 경험할 수밖에 없게끔 구조적으로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하브루타는 공부를 하면서 다양한 해답을 찾도록 한다. 정답은 바를 정正으로 단 하나의 옳은 답만을 뜻한다. 반면 해답은 ‘풀다 해‘로 문제를 푸는 다양한 답을 뜻한다. 정답에 비해 해답은 성공 확률이 월등히 높다. 정답은 상대방이 원하는 단 하나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틀린 것이 되지만, 해답은 문제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라도옳은 것이 되기 때문이다. 논리적이고 가능성이 있다면 모두 가치를인정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3+4=7" 이라는 내용에서 어떻게 정답이 아닌 해답을 배울 수 있을까? 다음처럼 질문을 바꾸면 된다.
엄마: 합해서 7이 되는 두 수를 모두 말해볼래? 아이 : 1이랑 6. 2랑 5 그리고 30이랑 4도 있어요. 엄마: 하나 더 있는 것 같은데 아이: 없는데요? 엄마: 7이랑 뭐가 만나면 7이 될까? 아이: 아, 7이랑 0이요.
비록 아이는 7과 0을 빠뜨렸지만 문제를 푸는 해답을 무려 3개나 말했다. 성공을 경험한 것이다. 아이가 성공을 경험하려면 단 하나의 정답만이 나오지 않도록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질문을 던지면 아이는 훨씬 폭넓은 생각을 하게 되어 여러 가지 해답을 내놓으며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 - P76
아이의 자기효능감을 높이려면 실패했을 때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실패했을 때 몇 번이고 재도전할 수 있다면 아이는 결국 성공할 수 있다. 중간에 몇 번의 실패를 하든지 상관없이 마지막에만 성공하면 성공이기 때문이다. 기회가 충분하지 않으면 실패 확률이 높다. 자꾸만 실패에서 멈추게 된다. 하지만 하브루타는지속적으로 기회를 제공한다. 하브루타는 아이의 말을 정답이나 오답이라고 판정하지 않고 맞든 틀리는 ‘왜 그렇게 생각해?‘ 라고 이유를 묻는다.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의 논리를 설명하고 틀렸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는다. 그러고 나서 바르게 고치면서 내용을 스스로 알아냈다고 느낀다. 물론 질문을 하거나 힌트를받기는 했지만 누군가 직접적으로 정답을 알려준 것이 아니라 자신의 머릿속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엄마: 3+4는 얼마일까? 아이 : 6이요. 엄마 : 왜 그렇게 생각해? 아이 : 잘 모르겠어요. 엄마 : 손가락 3개와 4개를 한번 모아볼래?? 아이 : 3개랑 4개랑 모으면 아, 7개니까 7이요.
‘왜 그렇게 생각해?" 라는 엄마의 질문에 아이는 나름대로 대답한다. 설득력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설득력이 없고 비논리적이라면 다시 묻는다. 정말 그럴까?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생각해?", "다른 경우도 있지 않을까?" 질문을 들은 아이는 혼자 생각할때는 미처 몰랐던 자기 생각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고 나서 다시 생각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아이는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고쳐나간다. 엄마의 적절한 질문을 통해 결국스스로 답을 찾아내게 된 셈이다. 아이는 스스로 답을 찾아냈다는점에서 매우 큰 자부심을 느껴 자기효능감이 향상된다. 물론 아이의생각이 부족할 수도 있다. 아니, 부족한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고 엄마가 답을 알려주면 안 된다. 다시 묻고 힌트를 줘서 아이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편이 좋다. 아이가 단번에 정답을 말하지 못하더라도이것을 실패나 오답이라고 단정 짓지 않고 계속해서 질문으로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충분한 기회, 적절한 질문과 도움이면 아이는 결국 좋은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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