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곡차곡 - 2022 볼로냐 THE BRAW AMAZING BOOKSHELF 선정 도서 Studioplus
서선정 지음 / 시공주니어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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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딱 보자마자 내 책이다! 싶었다. 첫인상이 좋았다. 

항상 그림책을 갖고 싶었는데 사고 싶은 다른 책들이 많아 함부로 사지 못했다. 표지는 맨들맨들한 일반적인(?) 표지의 모습이 아니고, 천으로 짜여진 느낌의 표지라서 나에겐 조금 더 유니크 하고,,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높아지는 요소 중 하나였다. 워낙 푸릇푸릇한 자연을 좋아하다보니(나무, 바다, 꽃 등등..) 표지의 초록 빛도, 안의 그림이 대부분 자연적인 요소인 것도 마음을 간질간질 거리게 했다,, 약각 설레고 소장하고 싶어지는 느낌의 책!


«차곡차곡»은 사 계절의 소소한 모습을 담은 그림책이다.


🌱봄에는 봄꽃 향기, 한낮의 따스함, 할머니의 계절 맞이 부엌 살림, 할아버지의 화분, 봄엔 역시 소풍이지. 김밥을 싼다.


🌿여름엔 세찬 소나기와 함께 진한 초록이 어우러진다. 마치 요즘의 계절처럼. 비가 오지만, 인도를 가로 막아버리는 초록빛의 잎사귀들이 참 마음에 든다. 여름에는 ‘맛’이 중요해진다. 시원한 새콤한 맛, 여름이니깐 매콤한 맛, 여름이니깐 고소하고 짭조름한 단맛. 벌써 얼음 동동 띄운 열무 국수가 먹고싶어진다. 여름하면 특히 수박이 땡긴다. 어떻게 수박은 여름인 줄 알고 딱 철에 맞게 자라날까.. 사이다로 가득 채운 수박 화채가 여름엔 빠질 수 없지. 내가 여름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는 역시 바다. 뜨거운 모래 사장을 밟으며 차가운 바닷물을 향해 걸어갈 때의 설레임은 매 년 놓칠 수 없지.


🍂가을, 가을엔 단풍이 핀다. 푸르던 나뭇잎들이 어느 새 알록달록 옷을 갈아입는다. 마른 빨래의 까슬거림에는 가을 햇볕 냄새가 난다. 여름 햇살을 받느라 고생한 과일들, 채소들에게도 애썼다고 말해준다. 찌르르 거리는 풀 벌레 소리도 이젠 기분 나쁘지 않다. 와사삭 부서지는 낙엽들. 가을은 계절 중 ‘차곡차곡’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듯 싶다.


🎄겨울. 아침 일찍 커피를 내리고, 담요를 덮은 채 책 읽는 시간이 차곡차곡. 이제는 붕어빵 장수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붕어빵을 먹기 위해 가슴 속 품고 다니는 3,000원. 소중해.. 눈 내리는 퇴근 시간, 깜박이는 신호등, 모두가 집에 돌아가고 있다. 까만 밤하늘, 고요히 하얀 세상이 만들어진다.


차곡 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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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절을 못 따라가는 사람이다.

처음 꽃이 피면 겨울 내내 없던 것에 낯섦을 느끼고, 꽃이 좋아질 즈음이면 연두색의 새로 난 잎들에 낯섦을 느낀다. 남들 보다 느린 시간을 살고 있는 나는 항상 이전 것을 그리워 하고 슬퍼하고 만다. 그런 나에게 ‘차곡차곡’이라는 말이 위로가 된다. 


알레프의 노래 ‘느린 춤’과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다.


‘오늘을 돌봐야겠지 내일도 행복하려면

하지만 난 이미 벌써 내일이 맘에 들지 않는데

그래서 눈을 감았지 기억 안 날 꿈을 꾸려고

문득 눈을 떠보니 내일이 오늘이 되어있네

아 나는 느린 춤을 추고 싶은데 아 하루를 제대로 나 알고 싶은데

다가올 내일을 붙잡으려 하면 아 나는 느린 춤을 출 수 없는데’


주변 지인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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