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은희경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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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작가, 은희경

작가님의 글을 읽다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복잡하거나 어려워서가 아니라, 그냥 여태 흔히 마주한 결핍인데도 깊고 또 깊게 들여다보게 된다. 언젠가 작가님과 마주하게 될 기회가 생긴다면 꼭 전하고 싶은 말. 당신의 글을 통해 위로를 받고 마음을 건네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었다고, 단순히 내가 글을 쓰는 시간에 국한하여 거듭하는 성장이 아니라 참 좋다.

리마스터판이 나온다고 했을 때, 조금 부끄러웠다. 좋아하는 작가님인데 읽어보지 않은 작품이 있다는 게 모순적인 거 같기도 하고. 지난 시간 동안 '읽기'를 소홀하게 한 탓이 크지만. 이번 서평을 계기로 열심히 읽을 거 같다. 은희경 작가님의 작품은 더 오래 사랑할 수 있게 된 거 같고.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를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단편은, 단연 표제작이었다. 아름다움을 갖추려고 노력해도 자꾸만 멸시 당하는 듯한 고독에 사로잡힌 '나'의 이야기. 결국 그의 고독은 '아름다움'으로 부터 오는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부재가 낳은 외로움이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수술 소식을 들은 이후, 세 번의 전화를 통해 아버지의 안위를 확인하는 동안 그는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자신도 아버지가 가진 '아름다움' 의 일부였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말이다.

 

읽으면 읽을 수록 외로워지는 이유는 내가 그의 아픔에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어떤 부분에서든 하나쯤 결핍을 가지고 있으니까. 물론,  방향은 조금 다를 지 몰라도. 비너스가 단순히 비너스로서 빛나는 순간이 그에게 닿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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