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너라면 - 우리 모두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위하여 마음속 그림책 16
코비 야마다 지음, 가브리엘라 버루시 그림, 이진경 옮김 / 상상의힘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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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았어요. 마음에 병은 아무렇지도 않게 찾아와서 오랫동안 몸과 마음과 생활을 흐트러 놓았지요.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데야 할지 몰랐을 때, 나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누가 그냥 "너 괜찮아. 너 잘 하고 있어." 그런 위로를 해줄 수는 없을까. 그냥 이 말만 반복해주면 좋겠어. 다행히 나는 몇 년을 끙끙 앓은 끝에, 우울증에서 가끔 괜찮은 상태로 나아졌습니다. 가끔 괜찮은 상태에서 종종 괜찮은 상태로 나아지고 있는 요즘에, 이 책을 만났습니다.

숨이 멎을 것 같았습니다. 딱 찾던 그런 책이에요. 표지에 아마도 너라면이라는 글자를 봤을 때만해도 그냥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그림이 매력적이고 표지가 멋져서 책장을 넘길 수 있었지요. 그런데 책장을 넘기자,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어요. 나는 모든 페이지를 그 자리에서 소리내어 읽었어요. 소리내어 읽을 수 밖에 없었어요. 아주 오랫동안 이 문장들을 내가 애타게 찾아왔다는 걸, 듣기를 바랐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그날, 나는 어떤 이유로 몹시 불편한 마음이었어요. 결국 또 나는 누군가에게 몹쓸 말을 듣고 상처를 받고 주눅이 들고. 웅크려지는 마음이었지요. 이 책은 그런 나의 어깨를 펴주고 등을 쓰담듬어주었어요. 괜찮아. 넌 잘하고 있어. 네가 하고 싶은 걸 써. 그것으로 충분해. 너라면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거야. 힘들고 병든 사람들, 말못하는 이들을 대신해서 말해 줄 수 있을 거야. 만약에 너라면.

그렇게 나의 마음은 반듯하게 펴졌어요. 계속 읽으세요. 외울 정도로 읽어 버리세요. 나에게 가시처럼 꽂히는 어떤 말들을 들을 때, 그림책의 말들이 바로 연고처럼 달라붙어 마음의 상처를 낫게 해줄 거예요.

스스로 읽기 어렵다면, 아이들에게 읽어달라고 하세요. 남편에게 읽어달라고 하세요.

알아요. 당신이 얼마나 지쳐 있는지. 그런 요구를 하기도 힘들다는 거. 그냥 그대로 있고 싶지요. 나아지는 것에 대한 기대는 이미 어려운 것 같잖아요.

아니에요. 당신은, 나아져요. 나를 봐요. 가끔 좋아졌다가 때때로 좋아졌다고 종종 좋아졌다가 그렇게 아주 더딜 수는 있지만 끝내는 좋아져요. 아마도 당신이라면.... 그럴 거예요. 이 책이 당신이 날마다 행복하다고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 줄 거예요.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혼자 앓고 수없이 흘렸던 눈물을 이 책은 닦아줄 거얘요.

당신에게 날개를 달아줄 거얘요. 아마도 당신이라면 날 수 있을 거예요.

이것 하나만은 확실해.
네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네가 여기에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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