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노런스 - 무지는 어떻게 과학을 이끄는가
스튜어트 파이어스타인 지음, 장호연 옮김 / 뮤진트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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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늘날은 과학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학의 발전 덕분에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이기들이 만들어졌으며, 과학이 없는 인간의 문명이란 상상이 불가능하다. 물론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도 인류 문명은 있었지만 과거와 지금의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낸 것이 과학이라는 것에는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과학의 토대 위에서 살아가지만 막상 과학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제대로 답변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물론 과학이 뭔지 몰라도 사는 데 지장은 없다. 하지만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과학에 대해 안다는 것은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고, 이는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이그노런스(무지)이며, 그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실 이 책은 과학이란 무엇이며, 과학은 어때야 하는지 그 이상(理想)을 제시하는 책이다. 그 둘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개념이 '무지'인 것이다. 저자가 굳이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과학을 어려운 것으로 여기고 접근조차 하기 어려워 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다.

과학도든 비과학도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학이 사실에 대한 학문이며, 아주 명쾌하게 현상들을 밝히고 있고, 과학적 사실은 믿을만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 무지라고 말이다. 우리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때 과학은 그것들을 탐구함으로써 더 발달할 수 있다. 그리고 기존에 우리에게 사실이라 알려진 것들은 분명히 틀릴 수 있는 것들이다. 이상(異常)한 과학 즉, 가짜 과학만이 자신을 사실이라 말한다. 진짜 과학은 관측 장비가 발달함에 따라, 기존의 연구를 다시 살펴봄에 따라, 기존의 상식이 뒤집어지고 우리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은 모르고 있던 것이라는 걸 밝힌다.

이 책의 뛰어난 점은 과학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때야 하는지를 제시해줄 뿐만 아니라, 그러한 과학적 방법론을 우리에게 알려줌으로써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데에 있다. 과학은 단순한 학문의 한 분야가 아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과학적 사고를 이해하게 된다면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도 그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즉 우리 스스로를 과학자로 만들어준다. 과학은 어렵고 특별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그것을 탐구하려 한다면, 우리 모두는 과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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