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티야의 공주이던 이사벨은 불운한 환경에서 마녀로 내몰려 죽음을 당한 여성입니다.이사벨의 모친이었던 왕비는 백성들에게 지지도가 높았고 이사벨로 그런 백성들에게 사랑받았던 공주였으나 불운하게도 부친인 왕이 죽고 나서 왕비는 세력을 잃고 이복오빠인 엔리케가 왕이 되면서 이사벨의 인생은 본격적으로 시궁창으로 들어가게 됩니다.왕이 된 엔리케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이사벨과 그 남동생 그리고 어머니를 구박하고 엔리케의 암수로 남동생과 어머니는 죽게 됩니다. 그나마 천만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엔리케가 성불구라서 이사벨에게 성적인 학대는 없었습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싶을 정도로 엔리케는 이사벨을 엄청나게 학대합니다.순진한 이사벨은 엔리케 때문에 겁이 나서 덜덜 떨다가 결국 오빠인 엔리케의 야욕으로 포르투갈의 왕 알폰수에게 팔아넘겨지게 되는데 알폰수는 첫날부터 이사벨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죽기 직전까지 몰아가다가 결국 패전에 대한 분풀이로 이사벨을 처형합니다.처형당한 이사벨이 깨어나보니 어머니와 동생은 죽었지만 아직 자신은 결혼하지 않은 상태네요. 이판사판 길에서라도 죽자는 심경으로 이사벨은 아라곤의 왕자에게 결혼하자는 편지를 보내고 결국 한밤중에 몰래 방에 들어온 아라곤의 왕자 페르난도와 만나게 됩니다.페르난도까지 쓰레기였다면 회귀한 보람이 없겠지만 다행히 이건 로설이고 페르난도는 잘생기고 능글맞지만 이사벨에게는 다정한 남자였습니다. 결혼하고 나서 이사벨을 적극 지지해주며 이사벨이 단지 페르난도의 아내가 아닌, 진정한 카스티야의 군주로 거듭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외조를 보여줍니다.전반적으로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페르난도와 이사벨라 이야기는 원체 유럽사에서도 이야깃거리로 많이 나오기도 하고, 한밤중에 페르난도 왕자가 이사벨라 공주에게 청혼하러 찾아갔다는 에피소드도 워낙 유명하지만 로설로 보니 또 느낌이 다릅니다. 실제 페르난도와 이사벨라의 결합이 과연 낭만적이었을까는 의문이지만 로설에서 적당한 윤색은 필요하니까요.다만 아무래도 이 모티브에 매몰되다 보니 로설임에도 L의 비중은 상당히 적습니다. 남주인공이 중반부를 지나야 등장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조의 모범사례를 보여주는 남주인공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또한 타사이트에서 연재 중인 거울에 비친 왕관과 아무래도 비교가 되는데 개인적으로 그보다는 한수 아래인 작품이라 평하고 싶습니다. 거울에 비친 왕관이 훨씬 현실적인 정치판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단순 역사사실만 보면 이사벨이 더 충실하지만 정치적인 면만 보면 거울에 비친 왕관이 독자에게는 더 흥미롭게 와닿는 부분이 많습니다.그리고 실제 역사상 사실 이 부부는 카톨릭신앙에 매몰되나 보니 과도 많은데 이슬람 관련 부분은 역사와 많이 다르더군요. 그래도 주인공을 나쁘게 그릴 수는 없고, 역사소설도 아니고 우리나라 역사도 아니니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요즘 막 쓴 로설이 많은데 그래도 이 정도면 꽤나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별점 3.5주고 싶은데 3,4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게 너무 아쉽네요. 작가님이 다른 역사모티브도 써주시면 정말 무조건 믿고 사볼 것 같습니다.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