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의 덫에서 행복의 꽃 피우기 - 용서와 화해 실천서
오영희 지음 / 학지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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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많은 심리학 책 중에서 상처의 덫에서 행복의 꽃 피우기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나의 상처에 대한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상처를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 평소에 작은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잘 받는 나를 위한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아 이 책을 선정하게 되었다.

용서와 화해는 다르다고 말하는 오영희 저자는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어떻게 하면 용서를 일상생활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처와 용서에 대해 조사하고, 부모-자녀 간의 심각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서의 용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통해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가족관계를 포함한 여러 관계에서 비롯된 상처가, 용서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치유돼 가는지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다. 이어 오영희 저자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 책을 누군가로부터 깊은 상처를 받았거나 또는 누군가에게 깊은 상처를 입혀서 아직도 아파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바친다. 힘들기는 하지만 용기를 내서 이 책을 안내서로 이용하며 용서와 화해의 길을 걸어가 보기를 권한다.”라고 전했다. 이제부터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걸어간 용서와 화해의 길을 나누고자 한다.

상처의 덫에서 행복의 꽃 피우기용서와 화해의 실천서라는 부제목이 달려있다. 이야기한 바와 같이 상처의 덫에서 행복의 꽃 피우기는 실제 사례를 통해 용서하기’, ‘용서 구하기의 과정을 자세하게 풀어가고 있다. , 여러 사례에서 각자 다양한 상처를 받았던 사람들이 용서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상처가 치유되어 가는지 관찰할 수 있다. ‘상처의 덫에서 행복의 꽃 피우기가 일반도서와 다른 점은 다양한 상처를 받았던 사례의 사람들이 용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했던 활동지, 검사지가 책에 수록되어있어 독자도 함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사례 속 인물들과 함께 하면서 진정한 용서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되었고, 지금껏 나의 상처를 대하는 방식이 잘못되어 왔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사례에 속 인물들처럼 나도 6년 전, 사람에 대한 상처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영향을 받으며 살아왔다. 나는 용서했다고, 다 해결된 일이라고 괜찮게 살아온 줄 알았는데 활동지와 검사지를 해보며 다시 꺼낸 상처는 아물지 못한 상처로 마음 깊숙한 곳에 남아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용서하기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보류형’, ‘찬성형’, ‘반대형으로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 ‘보류형은 용서가 좋은 것 같은데 상처를 생각하기가 싫고, 또 용서가 복잡하고 귀찮아서 그냥 상처를 묻어 두고 살아가는 것이다. 둘째, ‘찬성형은 용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용서를 실천해 보려고 하는 것이다. 셋째, ‘반대형은 용서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의 용서하기 중에서 나는 보류형 용서하기였음을 알 수 있었다. 상처를 받은 지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 동안 용서하기를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시도하려했으나 제대로 된 용서의 방법을 몰라 매번 실패를 하고 그 과정이 힘들어 결국은 상처를 잊으려고, 묻어두려고 했었다. 그리고 나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 잘못이 아니었지만, 불편한 상황을 회피하고 싶어서, 사과를 받아야 하는 상대에게 반대로 사과를 했다. 이것이 내가 생각한 용서하기였기 때문이다. ‘상처의 덫에서 행복의 꽃 피우기를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것은 용서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용서는 이 책에서 말하는 거짓용서였다. 용서하기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거짓 용서하기진정한 용서하기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한다. 거짓 용서하기의 종류에는 용서를 잊어버리는 것’, ‘상대방이 준 상처가 고의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변명하는 것’, ‘참거나 용인해 주는 것등이 있다. 나는 상처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직면하기가 두려워 고의적으로 용서하기를 잊으려고 했으며, 때문에 제대로 상처를 해결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진정한 용서하기란 무엇인가? ‘상처의 덫에서 행복의 꽃 피우기에서 말하는 진정한 용서하기는 무조건적으로 용서하는 것이다. 처음 이 부분을 접했을 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상처를 받은 사람은 나인데 왜 무조건적으로 용서해야 하지?’라는 반박감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조건 없이 용서를 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자비의 원리에 따라 무조건적으로 진정한 용서를 실천하는 사람들만이 일상생활에서 자유롭게 용서를 실천할 수 있고,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결국 용서하기는 상대방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나의 내적인 치유와 회복을 위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나의 상처가 해결되지 못했던 또 다른 이유는, 내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성급하게 용서하기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저 사과를 받지 않아도 다시 관계가 회복될 수만 있다면’, ‘내 마음이 불편하니까’, ‘더 많은 관계가 악화 될까봐와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나의 사회적 지위 때문이었다. ‘나는 반장이니까’, ‘선도부니까’, ‘교회에서 회장을 맡았으니까와 같이 내가 받은 상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이 아닌데 늘 좋은 모습만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늘 화가 나도, 상처를 받아도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다. ‘용서는 자발적인 선택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라고 반복적으로 말해주는 책을 읽으며,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오직 나의 상처와 회복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용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용서의 시작은 아픈 상처를 묻어 버리고, 잊고 싶은 마음을 이겨 내고, 상처를 분명히 기억하고 직면하는 것이라는 문장이 내 마음에 가장 와 닿았다. 지금까지 용서하기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해 용서에 대한 거부감과 문제가 생겼던 나를, 진정한 용서하기란 무엇인지 가장 깨닫게 해준 문장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크고 작은 상처를 받을 때마다 그저 묻어두고 잊으려는 것이 아니라, 상처와 직면하고 용기를 가짐으로써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실천하도록 노력해야겠다.

글을 마무리하며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과 좋았던 점을 나눠보고자 한다. 먼저 아쉬웠던 점은 상처를 받은 사례가 많이 나오지 않은 것 같아 아쉽게 느껴졌다. 더 많은 다양한 사례들이 포함된다면, 다양한 독자들과 더 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았던 점은 용서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이 했던 활동지와 검사지가 함께 수록되어있어, 독자들이 사례 속 사람들과 상처를 되돌아보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상처의 덫에서 행복의 꽃 피우기를 읽으면서 계속해서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었다. 오랜 친구인데 그 친구도 다른 이들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았다. 늘 곁에서 위로해주고, 도와주었지만 그 친구의 상처는 오직 그 친구 스스로만이 해결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기에, 나처럼 오랫동안 상처를 묻고 있었던 그 친구와, 사랑하는 가족, 친구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상처를 받아 지금까지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누군가, 혹은 이 책을 읽기 전 나와 같이, 이미 다 지난 얘기라며 괜찮다 말하지만, 밤마다 눈물을 흘리며 마음 아파하는 상처받은 이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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