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제가 - 강희 原典
둥예쥔 지음, 허유영 옮김 / 시아출판사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중국에 있으면서 피서 산장에 가면서도 강희제에 대해 별반 아는 것이 없었다. 우연찮게 최근 강희제에 대한 걸 들으면서 새삼 그에 대한 전기를 읽어 보고 싶었다.

이 책을 지은 동예쥔은 사실 한 사람이 아니라 청년들이 만든 사학 연구팀(?) 정도일 것이다. 사실 좀 이래저래 읽기 어렵다면, 당시에 이민족과의 전쟁이 많이 나오는데, 이들 이민족이나 인명을 다 중국식으로 표현되었는데, 이런 것을 그대로 한자 음역으로 번역한 탓에 좀 눈에 익숙치 않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냥 옮겨 쓴 정도라고나 할까? 번역자가 중문과 출신이면 한번 제대로 번역해 줬으면 더 좋았으리라 본다.

한마디로 중국어에 대한 어느 정도의 상식이 없다면, 과연 그 종족과 인물이 누구인지 알기란 좀 힘들것이다. 또한 초반부에서 한자의 오류도 더러 보인다. 간단한 한자인데 앞뒤가 바뀌었거나, 혹은 아예 잘못 읽은 (한자는 맞고, 한글은 틀리고) 경우도 있었다. 오타라고 보기엔 너무나 어설픈 실수들이 비일비재하다. 탈자도 많으며, 책을 만들 때 한 번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책을 낸듯하다. 게다가, 황력도 잘못 계산한 곳도 많다. 내 기억에 순치제는 11년 동안 정사를 돌보았건만, 순치 31년 이라고 나온 곳도 있다.

또한 중간 중간에 앞뒤에 내용이 중복되는 부분도 있다. 그렇다고 똑같이 쓴 것이 아니라, 앞에는 길게 뒤에서는 자세하게 하는 식으로 같은 사건의 중복도 많다.

두께가 700여 페이지 분량인데 글쎄, 좀 실망이다.

하지만, 강희제의 영특함, 군계일학이라 할 만한 뛰어난 처세술, 지략, 풍모 등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머리를 굴리면서 읽어볼 만 하다고 본다.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지만, 그가 가진 재능과 처세술은 범부가 아닌 특별한 귀인임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황제 밑에서 일할 수 있었다는 건 복이 아니었나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