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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정크
최대환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5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의 대화들은 그냥 연애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지어주기도 하지만, 글로 영상을 떠올리게 하는 솜씨는 매우 뛰어나다. 글을 늘어뜨리고 늘어뜨리면서 어떤 영상을 떠올리게 하는 데 몇 십 줄을 할애하는 글들은 읽는 사람을 따분하게 만들기 쉽다. 그만큼 영상을 글로 표현해내는 일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환이라는 작가는 짧게, 핵심만을 콕 집어주면서 '눈에 보이듯' 영상을 이미지화한다.
<클럽 정크>는 연작소설 형식으로 되어있고 각 단편의 주인공들이 서로 마주치는 부분을 TV 프로그램이었던 [테마게임[과 유사하게 처리했다. 그리하여 이 소설은 미스테리한 인상을 풍기기도 한다. 또한 '~인 것 같기도 하고', '혹...' 등의 표현을 자주 사용하여 '시각'에 기대어 주인공을 관찰하는 화자의 서술이 전지적이지 않고 그야말로 관찰자의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환기시켜준다. 동성애자, 만화가, 마술가의 이야기를 세련되게 풀어놓은 젊은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