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은 언제나 흥미의 대상. 이런 소재를 갖고도 무수한 작품들이 재미없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긴장감이 없거나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 때문일거다. 하지만, 귀신이라는, 언제나 말이 될 수 없다는 혐의를 처음부터 갖고 있는 이야깃거리는 나름의 논리를 가지면 충분히 설득력을 지닐 수 있다. 그 설득력으로 인해 작품을 믿고 따라가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고. 이 만화는 일상의 이야기에서 귀신의 흔적을 찾는다. 갑자기 이웃이었던 두 집안의 가장이 죽음을 당했다든지, 어렸을 때는 여자아이로 키워졌던 남자아이, 죽을 거라는 판정을 받은 사람이 원귀회복하는 일, 등등. 이런 일들은 우리 주위에서 한번쯤은 듣거나 겪게 되는 일이다. 영적인 것에서 이런 일들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이 만화의 주요 내용. 다소 고리타분할 수도 있지만 주인공이 고등학생인 점과 그림의 세련됨은 그런 느낌을 지워준다. 특히 하나의 소재를 길게 끌고 나가지 않는 것이 장점. 그래서 충분히 스피디하다. 그림이 섬세하고 아름답다.
이 소설의 대화들은 그냥 연애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지어주기도 하지만, 글로 영상을 떠올리게 하는 솜씨는 매우 뛰어나다. 글을 늘어뜨리고 늘어뜨리면서 어떤 영상을 떠올리게 하는 데 몇 십 줄을 할애하는 글들은 읽는 사람을 따분하게 만들기 쉽다. 그만큼 영상을 글로 표현해내는 일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환이라는 작가는 짧게, 핵심만을 콕 집어주면서 '눈에 보이듯' 영상을 이미지화한다. <클럽 정크>는 연작소설 형식으로 되어있고 각 단편의 주인공들이 서로 마주치는 부분을 TV 프로그램이었던 [테마게임[과 유사하게 처리했다. 그리하여 이 소설은 미스테리한 인상을 풍기기도 한다. 또한 '~인 것 같기도 하고', '혹...' 등의 표현을 자주 사용하여 '시각'에 기대어 주인공을 관찰하는 화자의 서술이 전지적이지 않고 그야말로 관찰자의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환기시켜준다. 동성애자, 만화가, 마술가의 이야기를 세련되게 풀어놓은 젊은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