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박의 목소리 STOP GENOCIDE !
로버트 박 지음, 박현아 엮음 / 세이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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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입체감이 뛰어난 책이다.
때로는 제 3자의 객관적인 관점에서 글을 서술해나가기도 하고, 반대로 1인칭 시점에서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태도의 글을 서술하기도 한다. 이 책은 독자를 사로자는 흡입력이 있으며 마치 살아있는 대상과의 접촉이 있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왜냐하면, 산에는 고와 저가 있으며 바다의 파도는 밀물과 썰물이 있다. 사람은 음과 양이 있기 마련인데, 이 책도 위와 같이 생명을 가진 유기체와 같은 입체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2. 균형이 잡힌 책이다.
북한 관련 책과 자료들을 여럿 읽어봤지만 이처럼 균형이 잡힌 책을 찾아보기는 정말 힘들다. 그러나 이 책은 정말 다르다. 경험담에 근거한 감정적인 호소를 담고 있기만 한 것도 아니고 국제 사회적 관계나 인권 단체들의 활동 사례들을 근거로 한 전략적인 방안만을 담고 있지도 않다. 뜨거운 마음 뿐만 아니라 냉철한 이성에도 자극을 주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할 만큼 중요한 내용들을 적재적소에 담아놓았다. 그리고 북한의 인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담아놓은 부분은 이 책의 지혜가 가장 밀도 있게 담겨있는 곳이자 하이라이트이다. 우리는 이 곳에서 분명한 혜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 로버트 박이라는 인물은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을 준다.

북한 인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배경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방북을 했는지는 대부분 알지 못한다. 이 책은 그 점을 먼저 명확하게 제시한다. 나는 이 점이 정말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정체되어 있는 북한 인권에 대한 남한의 태도는 도를 넘어 냉소적이기까지 하다. 국제적 협약과 정부를 통한 단계적 흡수 통일이라는 정설적인 방법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가능하다 할지라도 이미 너무 지체되었고 앞으로도 수 많은 생명들이 죽어갈 것이다. 현 상황을 내비춰봤을 때 말이다.

우리가 뭘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하지 않아 지금도 북한의 무고한 생명들이 피를 흘리고 죽어가고 있는지를 로버트 박의 행동과 기고문들 그리고 설교는 명확하게 짚어주고 있다. 그래서 그의 삶의 배경을 아는 것은 더욱 중요했던 것이다.

독자는 로버트박의 시위에 참여한 바가 있다. 그 때는 수잔솔티 여사가 참여하는 북한 자유주간의 연장선상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그 때 그의 외침과 진정성을 눈 앞에서 분명히 봤다. 추레한 옷차림에 초점을 잃은 눈을 하고 온 몸은 힘이 없어 축 쳐저 있었지만, 시위를 시작하고 외치기 시작하자 그 초라한 몸에서 절규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무도 듣지 않는 거리에서 그는 미친듯이 외쳐댔다. Stop Genocide!라고. 그가 원했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순수하고 간절한 영혼의 외침은 개인적으로 나의 뇌리 속에 그리고 나의 마음 속에 죽을 때까지 지워지지 않을 만큼 지금도 각인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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