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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 부끄러움을 모르는 카리스마, 대한민국 남자 분석서
오찬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7월
평점 :
인터넷 댓글이나 주변의 지인 얘기를 논파하면서 얘기를 펼쳐 나가는 일이 너무 많다. 이렇게 하면 재미가 있을지는 몰라도 주장에 대한 근거를 확인하고 싶은 중립적인 독자들에 대한 설득은 어렵게 된다.
또한 너무 극단적인 주장을 가져다가 반박하는 일이 잦아지면 허수아비 때리기의 오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더구나 사회학자라면 자신의 주장에 대한 적절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논리 비약으로 느껴지는 얘기도 너무 많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면, 책에 이런 내용이 있다.
[이런 실험이 있었다. 여성 운전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 운전 실력을 테스트하는데, 한쪽 집단에만 "너는 운전 잘하니까 걱정 마!"라는 격려를 했다. 그런데 이 집단이 결과도 좋았다. 이는 여성들이 일상에서 '내가 운전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압박감을 지나치게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 실험이 저런 내용을 증명하려면 대조군이 설정되어 서로 비교되어야 한다. 저 실험을 남자 운전자에게 한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까? 아마 여자 운전자에 대한 실험에서처럼 격려를 받은 남자 운전자의 결과가 더 좋게 나왔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저 실험이 여성 운전자가 남자 운전자에 비해 과하게 안고 있는 압박감을 '증명'할 수 있을까?
통계 오류로 가득찬 성격차지수를 근거로 삼아 한국 여성의 열악한 사회적 지위를 주장한 것도 근거가 박약하다.
결과적으로 주장은 많고 근거와 논증은 빈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