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스페이스 - 나를 치유하는 공간의 심리학
에스더 M. 스턴버그 지음, 서영조 옮김, 정재승 감수 / 더퀘스트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흔히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배산임수란 산을 뒤로하고 물을 내다보는 형태의 지세(地勢)를 말한다. 이것은 우리 옛 조상들이 강조하던 자연과 어우러지는 형태로서 사람이 살기에 제일 적합한 곳을 말해왔다. 한 번은 티브이에서 산에 살다시피 찾아가며 불치병을 고친 한 중년의 이야기를 보았다. 의학으로도 고칠 수 없는 병을 자연이 치유시켜주었다는 이야기가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점차적으로 믿게 되었다. 사실 저런 사례 말고도 이전에 비슷한 케이스들을 들은 경우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 장소에는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감정들이 연관되고, 그 감정들은 나중에 그 장소에 돌아갔을 때 무수한 감정의 층을 환기시킨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떤 장소들에 가면 각기 다른 무드를 불러일으킨다. 그곳의 공간들과 향기 바람 냄새 등이 어우러져서 내 기억을 생생히 그 때로 데려다주는 느낌까지 든다. 이것은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을 뇌의 유출 경로를 통해 분비시키며 그런 화학물질과 호르몬은 질병과 싸우거나 질병을 치유하는 면역세포의 능력을 변화시키고, 우리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실제로 숲속에 가면 식물이 만들어내는 향균 물질인 피톤치드가 많이 나와서 우리 피부를 치유시켜주는 것은 물론 정신까지 맑게 바꿔주는 기분도 받는다. 나도 나이가 찰 수록 산이 자꾸 그립고 찾게 되는 이유도 저러한 자연의 치유 효능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책에서도 이런 사례들을 뒷받침해 줄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물리적 공간이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이야기였다. 이 문제를 제일 처음 다룬 곳은 《 사이언스 Science 》에 발표되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병실 창으로 자연 풍경이 내다보일 때 환자들은 더 빨리 회복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들과 같이 인간은 자연에서 난 만큼 자연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가 있다. 자연적인 것 그 모든 것들이 이름으로만 가깝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아닌 실제로 인간이 사는 삶과도 떨어져는 안될 밀접한 긴밀한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또 자연과 인간관계의 상호작용과 관계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힐링이라는 의미를 이때껏 두루뭉술하게 생각해왔었다. 또 나는 나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무엇이 나를 진정으로 치유시켜주는지 내가 나 스스로를 얼마나 잘 통제시킬 수 있는지 그 모든 것들에 대해서 나는 다시 재정립해볼 필요가 있었다. 나의 삶의 가치를 올려주고 내 주변의 환경들을 바꾸고 싶다면 꼭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조각난 열쇠가 맞춰지는 짜 맞춰지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이는 인생의 큰 환기가 될 것이다. 너무나 공감되는 책의 문구를 공유하며 이 서평을 마치고 싶다.

"치유는 마치 아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려는 것과 같다. 같은 자리를 유지하려면 계속해서 한 걸음씩 올라가야 한다. 건강이 바로 그 자리이고, 치유는 그 자리에서 머물기 위해 끊임없이 계속해야 하는 행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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