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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의 세계일주 - 이 세상 모든 나라를 여행하다
앨버트 포델 지음, 이유경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음식도 골고루 먹어야 하고 책도 두루두루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마음과는 다르게 자꾸만 손이 가는 종류의 책이 내게는 여행서다.
같은 곳을 이야기 해도 사람마다 다르게 들려주는
이야기들, 같은 사람이 다녀와도 시간과 공간이 바뀔때마다 달라지는 이야기들, 여행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여행을 통해 일상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되고, 여행자의 눈으로 보는 신선함과 설렘이 주는 느낌이며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사람 사는 이야기가 내게 흥미를
끄는가보다.
이번에도 <50년간의 세계일주>라는 제목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되었다. 50년이라니, '아니 그럼 이 책의 저자는 지금 연세가 어찌되시나?' 하는 생각과 (이 세상 모든 나라를
여행하다)라는 부제를 보며 '설마~ 그냥 말이 그렇지 그만큼 여기저기 다녔다는 뜻이겠지?' 하는 생각.. '무슨 돈으로 50년간이나 세계일주를
할 수 있었을까? 직업이 있는데도 가능했단 말인가? 근데 이 책 한권에 그 50년간의 이야기를 어떻게 담았지?' 등등 읽기 전부터 이미
흥미진진.
그런데 그 설마가 사실이었다. 50년간 세계일주를 한
것이. 그것도 세상 모든 나라를 여행한 것이 말이다.
저자 앨버트 포델은 스물 다섯 나이에 첫 여행을 시작했고
후원을 찾아 그 후원으로 여행을 하기도 했고, 그는 아웃도어 잡지 편집과 250회 넘게 글을 기고하는 프리랜서이자... 암튼 그런 이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나라라고 인정되는 모든 나라를 다 여행했는데 그 중엔 다녀온 후 소멸된 나라도 있고, 그간 신생국도 있다고 하니 그냥 무심코
나라는 원래부터 나라였고 늘 오랜세월 같은 자리에서 국가를 유지하며 자기네만의 문화에 따른 삶을 영위해가고 있었을거라고만 생각했던
나는 뜻밖의 그 세월 속 변화에 놀랍기도 했다.
그리고 의외로 글이 재밌고 특히나 빠져들어 읽게 되는데 그건 이 책이 여행서라기 보단 모험이야기 같아서 몰입도가 더
높아진 덕분인 것 같다. 처음에는 사진이 작고 많지도 않고 심지어 흑백이라 실망을 좀 했다. 무려 50년간의 그것도 세계일주인데
사진은 에걔 뭐 이래.. 이런 마음이 슬쩍
들었더랬다. 그런데 읽어가다보니 이 책에서만큼은 사진 같은 건 중요한 부분이 아니더라는 사실. 암튼 이제껏 읽어온 여행서적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리고
읽는 도중 문득 북한 같은 곳도 갔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는데 그는 심지어 북한도 다녀갔더라. 한국은 물론이다. 글이 유머러스하고 온갖 상상을
뛰어넘는 모험이야기로 가득한 이 이야기는 지면관계상 정말 특별한 이야기들만 담아 놓았는데 그래서 정말 일반 사람이 여행하면서는 겪을 일이 없을
것 같은 이야기들이 많다. 시간과 후원자가 있다고 해도 나는 이런 모험과 여행을 즐기고 다닐 용기가 나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럽기는 했다. 영화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도 다 있구나... 싶었던.... 앨버트 포델은 이제 일흔이 넘은 나이에 또 다른 여행을 하는
중이란다. 2012년.. 결혼을 한 것. 인생의 마지막이자 최고의 여행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