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도시 - 에어비앤비로 여행하기 : 유럽편 한 달에 한 도시 1
김은덕.백종민 지음 / 이야기나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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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도시. 제목 그대로다.

어느 평범한 신혼 부부가 2년동안 한 달에 한 도시에서 살아보기로 계획하고 여행을 다니며 기록한 여행기이다.

나는 여행기와 여행지 소개를 내심 기대했는데 이 책은 그런 내용보다는 사람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담겨 있었다.

책은 꽤 두툼한데, 그래서 2년여의 기록을 남기려니 이 정도는 되겠구나 했었는데 아니었다.

그들은 아직도 여행중이며 이 책에는 그 중 첫 8개월의 기록을 담고 있었다.

 

 

 

이 모습이 이 부부가 다니며 살았던 동선.

8개월의 시간은 길다면 정말 길고 짧다면 또 후딱 지나가는 그런 시간.

하지만 여행을, 세계여행을 8개월간 다닌다고 치면 상당한 시간이 아닌가 싶다.

달랑 12일동안 (오가는 일정 포함) 무려 6개국을 휙휙 돌고 돌아왔던 나로서는 내게 8개월의 시간이 주어졌다면 아마 남극 북극까지 다 섭렵했을지도 모를 일.

도장만 찍고 다니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쉽게 나설 수 있는 길이 아닌 이상 한번 나갔다면 이왕이면 보다 더 많은 곳을 보다 더 맹렬하게 다녔을 것만 같다.

그러나 그런 여행이 얼마나 수박 겉핥기식인지 잘 안다.

정말 6개국을 십여일간 돌던 지난 여름 얼마나 아쉬움이 많았던가.

차마 6개국을 여행했다고 말 하기도 민망했었다. 그건 그냥 유명한 지역에 눈도장 찍는 "훑어봄"에 지나지 않았던 것.

'다음에' 제대로 꼭 다시 가 봐야지. 하고 기약없는 소망만 가져봤더랬다.

그런데 이 부부는 '다음에' '제대로' .... 하고 그 언젠가를 기약하며 미루지 않고 정말 전세비를 빼고 2년을 계획하여 둘이 길을 나섰다.

그것도 2년동안 세계곳곳을 다 가서 빠짐없이 샅샅히 다 보고 다녀야지 하는 그런 여행이 아닌 각 나라의 삶 속에 뛰어들어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게 가능했던 것 중의 하나가 경비절감이었는데 (우린 주로 시간과 돈이 여의치 않아 여행을 미루기 마련 아니던가) 특히 숙소비를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다고 쓰고 있다.

에어비앤비라는 것을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에어비앤비란 자신의 주거 공간 중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 주는 온라인 서비스를 말한다. 에어비앤비는 그 중개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고. 가격이 저렴하여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민박같은 거?

다만 막상 가서 보면 그 숙소가 호텔같은 곳도 아닐뿐더러 호스트들이 다 영어가 통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먹고 잘 수 있는 주거 공간만을 제공한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경우 호스트는 물론 다른 여행자나 그 숙소 주변의 현지인 이웃들과의 관계도 잘 맺어야 하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발생한다는 것.

전세비 빼서 2년씩이나 대책없이 세계여행을 하는 것이 막연히 부럽거나 용기에 대단하다고 감탄하는 것을 넘어서 나는 남과 공유해야 하는 그 공간을 기꺼이 감수하기로 했다는 점에서도 솔직히 참 대단하단 생각을 했다. 나처럼 가리고 따지는 것 많은 사람은 감히 쉽게 꿈도 꿔 보기 어려울 일이 아닌가 싶은.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놀라웠고 부러웠고 내가 아마도 시도해 볼 일 없을 것 같은 이 특별한 여행을 통해 대리만족도 해 볼 수 있었다.

떠나던 순간의 마음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느냐 하는 마음, 행복하냐고 묻는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을 돌아보며 배우는 모습 등, 여행을 떠나는 사람만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같이 해 보았다. 삶은 결국 여행. 멀리 일상에서 떠나지 않더라도 그런 질문들을 하며 지금을 열심히 살아가는 마음가짐은 필요할 것 같다.

앞으로의 일정 속에서 그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으며 자신을 알아가고 행복을 느낄 것인지 모르지만 행복을 "다음에 언젠가는"으로 미루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참 좋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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