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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세계 지리, 세상과 통하다 세트 - 전2권 - 지리와 함께하는 세계 자연.문화.시사 여행 ㅣ 세계 지리, 세상과 통하다
전국지리교사모임 지음 / 사계절 / 2014년 4월
평점 :
어릴 때 나는 온통 선생님인 가족들 틈에서 자랐다. 평교사로부터 교장, 나중엔 장학관까지 하셨던 할아버지부터 엄마 이모 고모 이모부 고모부.. 등 가족 중 교사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덕분에...
공부하는 걸 좋아하고 잘했던 어른들과 사는 건 그런데 뭐 썩 좋기만 했던 건 아니었다. 내가 공부를 잘 못하면 그걸 그분들은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특히 엄마는 전국등수 1,2등 하셨던 분이라 나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도 어느 과목이든 과외가 따로 필요없었더랬다. 이해 안되는 건 뭐든 엄마께 들고 가서 여쭤보면 해결이 되었던 것.
삶의 모든 것에서 엄마의 영향을 대단히 많이 받고 자랐다. 엄마는 신앙, 교육, 인생관, 인간관 등 내게 영향을 지대하게 주셨고 지금도 몸소 본을 보여주고 계신다.
그래서 나는 나도 모르게 엄마 이야길 평소에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지리 책을 읽으면서도 또 나는 엄마 생각(?)을 했으니...
지리를 참 좋아하셨던 엄마는 늘 나를 데리고 세계지도와 우리나라 지도를 그려가며 이야기를 해 주시곤 했다. 무슨 이야기를 시작하시든 지도부터 그려주셨다.
지금 내가 있는 곳과 설명하려는 곳을 지도로 그려 인식시켜 주셨다. 그곳의 역사, 풍토, 환경, 사람들, 풍습... 이야기를 함께 설명해주시며.
가령, 우리가 사는 곳은 지구가 이러이러하게 생겼는데 그 중에 이곳에 위치하고 있고 네가 방금 책에서 읽은 빨강머리 앤의 고향은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이 배경인데 캐나다는 북아메리카에 위치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부터 그곳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고 각각은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는지,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캐나다의 유명한 작가, 정치가, 유명인은 누구이며 그들은 왜 유명한지, 그 나라에서 유명한 먹거리는 무엇이며 어떤 의복을 입고 사는지, 왜 그들은 그런걸 먹고 입으며 살게 됐는지... 를 총망라 하여 이야기 해 주셨더랬다.
성경을 읽으면서도 지도를 그려가며 역사와 연표를 줄줄 꿰어 이야기 해 주셨고 나는 그래서 배운 것도 많고 엄마를 볼때마다 감탄도 했으나 솔직히는 귓등으로 듣기만 했던 적도 꽤 많았다. 어린 내겐 그 모든 게 너무 복잡하고 재미없었던 날도 많았던 듯. ^^;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르침이 얼마나 귀했으며 내게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었는지 부인 할 수 없다.
그리고 나 또한 무엇을 새롭게 접하거나 공부하게 될때면 그렇게 다각도로 접근하고 알아보고 공부하게 되곤 했다.
이 책은 읽다보니 엄마께 배웠던 그 때 생각이 많이 났다.
올바른 지리 교육의 자리매김을 바라는 전국의 지리 교사들이 모여 이 책 외에도 여러 책을 출간했거나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책은 전국의 지리교사들이 모여 7년 만에 완성한 통합적 세계 지리 교양서적이다.
<세계지리 세상과 통하다>는 두 권이 한 세트도 되어 있다. 1권은 아시아에서 오세아니아까지. 2권은 아프리카에서 남북극까지 담겨 있다.
지리책이라고 하여 단순히 지리만 나온 것이 아니라 세계 자연, 문화, 시사까지 다 설명되어 있는 책으로 이 책 두권을 읽고나면 대단히 해박한 지식을 머릿속에 담은 느낌이 마구 든다. 천안함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니 최근의 시사까지 밝아질 듯 하며 사진이며 책의 구성도 정말 좋다.
어마어마하게 재밌는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나는 정말정말 재밌게 읽었다.
아이들에겐 다소 어려울 수 있으나 읽든 말든 소장하고 있다가 언제든 필요할 때 펼쳐 읽으면 너무너무 좋을 것 같다.
지리는 사실 공부하려 들면 너무나 방대하고 외울 것 많고 어렵기까지 한 느낌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기본 소양이 갖춰져서 지리가 재미없거나 감이 안오는 일은 결코 없을 것 같다.
공간을 읽고 이야기 하는 학문인 지리, 지구 곳곳의 자연과 문화, 사회의 모습을 사진과 도표, 지도 그리고 삽화 등으로 다채롭게 보며 그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정말 크다. 생생하며 볼거리가 풍성하여 세상을 이해하는 시각이 보다 깊고 넓어지는 경험을 이 책을 통해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강력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