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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불통 먹통
구현정 지음 / 경진 / 2013년 6월
평점 :
언젠가부터 매체에서 참 많이 듣게 된 말이 "소통"인 것 같아요. 예전엔 소통이라는 말을 교통 흐름이 원활하냐 어떠냐 그런 얘기할 때 오히려 더 많이 사용했던 것 같은데 말이죠. 물론 의사소통이라는 말은 많이 써 왔지만요.
최근 들어 부쩍 더 많이 듣게 된 말이 '소통'인 것은 각종 미디어의 발달로 옛날에 비해 우리가 직접 대면하지 않고서도 생각과 의견 마음을 나눌 창구가 많아진 탓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소통이 잘 되고 있다는 이야기보다는 소통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듣지 않나 싶어요.
진정어린 소통을 원하면서도 소통이 잘 되지 않을 때, 소통이 절실히 필요한데 그렇지 못할 때, 우리는 함께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느끼고 고립감을 느끼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올바른 대화법을 알고자 하고 개선해 보려 노력하고 그렇게 소통하기 위하여 노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아요. 소통이 잘 되고 있구나 보다 뭔가 답답하거나 아예 벽을 보고 이야기하는 편이 낫겠다 싶은 일이 의외로 많으니까요.
책의 제목이 <소통 불통 먹통>이어서 사례와 경우에 따라 소통 불통 먹통의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나?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 거지? 그런 생각을 처음엔 했어요. 단순하게시리... 그런데 읽다 보니 소통과 불통 그리고 먹통은 따로따로 이야기될 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깨달았지요.
"소통은 상대방에게 내 이야기를 해서 나를 이해시키는 과정이 아니다. 서로 전제로 하는 배경과 정보가 다르면 불통이 되고, 내 관점만 고수하면 먹통이 된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면서 상대방의 속에 들어 있는 생각과 관점을 끌어내고, 내 생각과 감정을 풀어내어 함께 흐르게 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다. (p.347)
저자는 책의 말미에 이렇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적절한 예문과 재밌는 삽화가 그 상황을 보다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이끌어줍니다.
상투적이고 원론적인 대화의 기술에 대해 쓰고 있는 책일 거라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는 동안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따뜻함' 이었습니다.
대화의 기술에 대해 적은 책을 읽으며 따뜻함을 느끼다니... 뭔가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가장 많은 느낀 점이 바로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것이었고 상당히 재미있었답니다.
그리고 나름 대화도 잘 하고 소통도 잘 하며 살아가고 있노라 자부했던 제 자신을 아주 많이 돌아본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했던 잘못된 말, 대화법 같은 것이 고스란히 예문에 등장하는 걸 보며 부끄럽고 뜨끔한 마음이 또한 많이 들었거든요.
가장 인상 깊게 읽으며 마음에 새긴 대목은 '말 때문에 가장 쉽게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있는 곳이 가정'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진실로 소통하며 서로를 위하고 세워주고 격려해주고 북돋워주는 말이 오가는 소통의 자리가 가정이어야 하는데 과연 그래왔는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거든요. 부모님께도 남편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제가 해 온 숱한 말, 대화라고 나눴던 말, 그리고 소통이라고 여겨왔던 시간들이 몹시 미안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럴때 자연스럽고 올바른 소통을 위한 바른 대화법을 <소통 불통 먹통> 이 책에서는 따뜻하고 재미있게 가르쳐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