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a Dream 마틴 루서 킹 - 그래픽 평전, 2014 세종도서 선정 도서 푸른지식 그래픽 평전 1
아서 플라워스, 피노, 마누 치트라카르 / 푸른지식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며칠전 새학기 준비물을 챙기며 막내에게 줄 크레파스와 싸인펜, 색연필에 이름을 적어주다가 옅은 귤색이라고 적힌 크레파스를 보며 큰아이가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 이건 살색인데..." 라고요.  

살색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본 지 10년도 넘었는데 지금도 아이들이 살색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걸 보며 저는 좀 당황을 했습니다. 살색이라는 말이 인종차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의견이 있어 살색이라고 부르지 말자고 하는 걸 아주 오래전에 본 후로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하여 쓰지 않았었거든요. 아이들이 쓰는 크레파스를 보면 그래서 다른 이름으로 쓰여져 있던데 - 옅은 귤색이라든가, 살구색.. 이런식으로요 - 그런데 아이들이 그걸 살색이라고 불러서 뭔가가 바뀌는데엔 꽤 오랜 시간과 홍보 그리고 전체적인 동의가 필요한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쨌든 그런 사소해 보이는 것부터 우리는 개선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요. 사람과 사람을 어떤 식으로든 위와 아래로 차별하는 그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말이지요.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옛날과는 사뭇 달라졌지만 지금도 구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있고 그 풍습이 남아 있고 그 기억과 그 관습과 그 구습을 되풀이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봅니다. 사회의 여러분야에서요.

그리고 여자와 어린아이들의 지위와 선거권 등의 권리 그리고 교육 같은 게 보장된 게 사실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지요.

지금 보면 이 시대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미국이라는 나라 역시 그렇습니다. 그들에겐 여자와 어린아이 뿐 아니라 인종이 다른 사람들을 향한 노골적이고도 무시무시한 차별과 억압과 폭행이 대놓고 자행되어져 왔었지요.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짐승보다 못한 대우를... 심지어 동물원 우리에 가두거나 박제까지 한 나라도 있다고 들은 적 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좀 나아졌을까요? 적어도 지금 미국의 대통령이 외모상으론 오바마인걸로 볼때 많은 발전이 있었다는 생각은 드네요.

하지만 불과 몇년전 제가 미국에 갔을 때에도 흑인과 백인 그리고 기타소수인종과 민족 (이들에 대한 차별 역시 깊고 무서웠습니다.)은 눈에는 안보일망정 엄연히 느껴지는, 체감할 수 있는 것으로 틀림없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21세기인 지금도 그러할진대 사람을 사고 팔던 시절, 이유없이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내키는대로 나무에 목매달아 죽여도 합법이었던 시절을 살아야했던 옛날엔 어땠을까요...

그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살아간 많은 사람 중에 우리가 잘 아는 바로 이 사람,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유명한 I have a dream. 이 있지요. 아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이 책을 골라 읽었습니다.

그런데 아 ... 이 책은 제가 생각한 것과는 사뭇 달랐답니다. 저희 아이들도 읽으며 책이 뭔가 독특하다고 ...

그도 그럴것이 그래픽 평전이라 일단 그림이 많고 단순이 그림이 많다고 하기엔 암튼 구성이 특이한 느낌.

인도 벵골 지방의 파투아 전통 아티스트와 서아프리카의 영혼을 지닌 구전예술가가 만나서 빚어낸 아트북이라서 그런 느낌을 줬던 것이었어요.

글의 투도 일반적인 책과 퍽 다른데 그걸 우리말로 옮겨 놓기 전엔 아마도 그들만의 운율이 담긴 언어로 되어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글을 쓴 아서 플라워스가 흑인 노예의 고향인 서아프리카의 전통을 이은 구전예술가라는 자부심을 지니고 그만이 할 수 있는 음악적인 운율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고 설명되어 있거든요.

그에 대한 책의 설명을 곁들여 보자면 이 책의 원서인 I SEE THE PROMISED LAND는 인도의 그림 이야기와 현대적인 독자들의 감성을 연결하는 데 관심을 가진 인도 타라북스 출판사에서 처음 출간되었고 타라북스에서 출간한 이야기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주로 파투아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만든 것들로 파투아는 퍼포먼스, 이야기, 예술이 뭉쳐진 민속예술의 형태라고 해요. 화자는 두루마리 그림을 들고 그림 속의 이미지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야기를 읊조리거나 노래로 이야기를 전합니다. 파투아 예술가는 그때그때 듣는 사람들이 누구냐에 따라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데, 그들이 다루는 주제는 전통신화에서부터 최근의 뉴스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넓다고 해요. 그래서 읽어가는 동안 정말 분위기 독특한 그림과 글을 느껴볼 수 있고 그 이야기들을 잘 알게 되네요.  

우리가 잘 아는 사람과 이야기를 두고 참 다른 분위기로 새롭게 들려주고 있는 책.

아이들은 좀 더 자라 분별력을 갖추었을 때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막상 알아야 할 이야기라고 읽어줬으나 읽는 내내 강렬한 그림이 그리고 사실적인 이야기가 참 마음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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