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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먹어 치운 하루 - 스마트폰을 슬기롭게 사용하도록 이끌어 주는 생각 동화 ㅣ 팜파스 어린이 3
서영선 지음, 박연옥 그림 / 팜파스 / 2013년 5월
평점 :
화성인 바이러스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 있다.
그 전까진 그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얘기만 들어봤을뿐 보질 못했는데
번번히 이야깃 거리가 되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그 프로그램이 내심 궁금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채널을 넘기다 아마도 보게 된 방송은 재방송이었던 듯.
그날의 화성인은 스마트폰에 중독된 여자분이었다.
중독의 정도가 얼마나 심한가 하면 (방송을 위한 작위적인 행동도 있었겠으나)
MC들이 앞에서 방송 진행을 하는 중임에도 그 중독녀의 시선은 내내 스마트폰에만 고정되어 있었고
그 와중에도 계속해서 채팅을 하는 중이었다.
보다 못한 진행자 중 한명이 그녀의 스마트폰을 빼앗아 어떤 내용의 채팅을 하는지 살펴봤더니
나 지금 방송중이야
ㅋㅋㅋ
MC들 실물로 보니까 화면에서 보던 거랑 달라.
ㅎㅎㅎ
뭐 이런 내용...
24시간을 따라 다닌 그녀의 하루보고서를 보니
아 정말 저 정도일까 싶을 만큼의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스마트폰을 보느라 먹는 것도, 자는것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다 뒷전이었다.
하지만 그게 비단 그 중독녀만의 이야기 일까?
지하철을 타거나 버스를 타고 둘러보면 어르신들 몇몇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긴 나도 지하철 같은 공간에서는 멀뚱멀뚱 앞사람 마주보기 뭣해서
책을 꺼내거나 괜히 볼 것도 없는데 스마트폰을 꺼내보게 되는 게 사실이니 남얘기 할 것도 없다.
암튼 저마다 자기만의 세상(?) 속에 들어가 함께 공간을 이루고는 있되
각자의 시간들을 보내는 것을 느낄수 있는데
그건 지하철이나 버스 뿐 아니라 어린 학생들은 걸어가면서도 휴대전화를 연신 들여다보느라
여념이 없는 걸 많이 보게 된다.
아 저러다 길에서 너무 위험한데.. 싶어 조마조마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고...
스마트폰이 세상을 얼마나 편리하게 해 주고
스마트하게 해 주었는지는 몰라도
모두가 인지하고 있듯이 사회를 각박하게 만들고
서로를 멀어지게 하며 오히려 좋지 않은 점이 많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지 못할때 그렇게 되는 거겠지.
좋은 물건이 있는데 사용하지 않을 순 없고 그걸 정말 생활에 유용하게 잘 써야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런걸 그나마 자제하며 자신이 컨트롤해서 잘 쓸 수 있는 어른들조차도
중독증세를 보이기 쉽고 괜히 온종일 들여다보고 있기 쉬운 그 스마트폰을
아이들이 갖고 싶어하니 그것이 가장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심지어는 요즘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 않으면 왕따가 되기 십상이라는 이야기도 있으니
부모로서는 이러기도 저러기도 어렵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 주자니 거기서 파생되는 문제는 얼마나 더 크고 위험하며 많은가 말이다.
아이들 스스로 자제하고 꼭 필요할때만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게 말이 쉽지 현실은 또 그렇기 어렵고.
어떤면에서 사람들이 우려를 나타내는지에 대해서 자각하며
스스로 정해놓고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만 사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이런 책이 있어 냉큼 읽어보았다.
스마트폰이 먹어치운 하루.
아 제목도 맘에 쏙 든다.
읽어보니 내용도 맘에 든다.
'그래 이 책이야. 아이들에게 읽어보라 해야겠다!'
다행히 아이들은 아직 어려 그런지 내가 왜 읽어보라 권했는지에 대해 짐작을 하면서도
거부감없이 재밌게 책을 읽었다.
읽고 난 후의 소감을 물었더니 오묘한 웃음을 지으며 끄덕끄덕.
그래.. 자기네들도 어느정도 엄마가 왜 스마트폰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지에 대해 깨닫는 바가 생긴거군 싶었다.
굉장히 현실적이며 주변에서 흔히 벌어지는 이야기를 두고 만든 책이라
더 쉽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읽어보면 아무래도 나는 어떤가 에 대해 돌아보게되기 마련이고 말이다.
뭣보다 아이도 아이지만 나 자신도 아이들 앞에서 하루를 몽땅 스마트폰에게 헌납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해 준다.
스마트폰의 올바른 사용을 위해 자주 읽히고 싶은 책이다.